우리는 과거에 캠코더 같은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들고 다니며 촬영하던 시절과는 다르게 지금은 누구에게나 내 손안의 카메라를 하나씩 휴대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 최근 스마트폰의 성능과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의 카메라의 수준이 훨씬 높아졌으며 기본적으로 4K이상의 해상도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함은 물론이고 휴대폰 카메라에서 전문가 모드를 활성화를 한다면 일반적인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볼 수 있었던 노출, 셔터 스피드, 포커싱, 화이트밸런스 등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촬영자는 굳이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더라도 높은 품질의 영상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술이 발전해도 대다수의 실무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이 아닌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별도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카메라 센서 자체가 휴대폰 보다 훨씬 크고 영상의 심도가 휴대폰과 대비하여 훨씬 뛰어나며 야간 저조도 촬영에서 넘사벽 수준의 품질을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활용할 수 있으며 촬영용 액세서리 장착이 고성능 카메라 장비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그래도 아직까진 휴대폰 카메라, 일명 폰카가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글을 읽는 독자들은 촬영을 해야 할 때 폰카를 쓸지 카메라 장비를 사용할지 선택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상황에 따라 선택하라"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본인이 영상을 만들고자 할 때 나는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다뤄본 적 없어서 활용이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면 폰카를 사용하면 된다. 반면에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고 경험이 많으며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대여할 수 있는 수단 및 여건이 충분하게 갖춰진다면 그대로 고성능 카메라 장비를 활용하면 된다. 본 글에서는 고성능 카메라를 활용할 때 보다 완성도 높은 영상물을 만들기 위한 필수 아이템 5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고성능 카메라 장비. 

실무 현장에서 활용되는 고성능 카메라 장비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대체로 미러리스, DSLR 그리고 캠코더, ENG 카메라 등이 있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달라 활용 현장이나 만들고자 하는 영상의 장르에 따라서 선택하면 된다. 이들 모두를 설명하기에는 글이 매우 길어지기에 최근에 흔하게 활용되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장비에 대해서 알아보자. 

미러리스와 DSLR의 가장 큰 장점은 렌즈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렌즈 교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내 마음대로 카메라의 화각, 초점거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크게 광각, 망원, 줌, 단렌즈 유형이 있으며 초점거리 역시 유형에 따라 달리 조절할 수 있다. 영상의 장르, 목적에 따라 적합한 렌즈를 선택하여 장착하면 되고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줌렌즈를 많이 활용한다. 광각, 망원, 단렌즈의 카메라 렌즈 유형도 있지만 대다수 사진 촬영에 활용하는 유형의 렌즈들이다. 위 사진의 장비는 SONY A7M3라고 불리는 미러리스 카메라 장비이다. 기자재실에서 대여가 가능한 기종이며 이미 사용해 본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위 기종의 특징은 오토포커싱(AF)의 속도가 매우 빠르며 4K 고해상도 촬영 및 오버 샘플링 기능, 다양한 픽처 프로파일 감마, 노이즈 감소 기능 등 윤택하고 디테일한 영상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고급 기능들이 대거 탑재했다. 또한 다양한 입출력 포트를 내장하고 있어 필드 모니터나 마이크 등 다양한 카메라 액세서리 탈 장착이 유리하며 고속 메모리카드를 지원하여 고해상도 촬영에 부족함이 없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2. 슬레이트 또는 딱딱이

독자들은 사진의 슬레이트를 보통 TV나 유튜브 등에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의 메이킹 영상에서 슬레이트를 치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촬영 현장에 슬레이트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카메라가 한 대뿐이거나 1인 크리에이터가 활용하는 것 보다 두 대 이상의 카메라로 촬영하는 경우 혹은 오디오 레코딩 작업을 별도로 하는 경우 반드시 필요하다. 두 대 이상의 카메라로 촬영하면 편집자가 모든 카메라 녹화 클립을 불러와 편집 작업을 거치는데 슬레이트를 딱 치는 순간 영상 편집점이 생기게 되어 편집 작업을 할 때 원활한 작업을 도와준다. 그리고 큰 규모의 촬영장이면 출연자들로 하여금 개개인별로 음성을 디테일하게 녹음하기 위해 오디오 감독이 레코딩 장비를 활용하여 녹음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도 슬레이트를 쳐야 편집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영상과 오디오의 싱크를 딱 맞출 수 있어 완성도 높은 영상물 제작에 도움이 된다. 슬레이트가 없어도 영상물을 만들어 낼 순 있지만 영상과 오디오의 싱크를 맞추기가 어려워져 작업의 난이도가 매우 올라갈 뿐만 아니라 의도치 않게 싱크가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roll, scene, take 그리고 규모에 따라 스텝과 장소가 매번 달라질 수 있는데 이를 스태프가 촬영 위치를 기록해 본 영상 클립이 어떤 클립인지를 편집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남겨줌으로써 원활한 작업의 진행을 도와준다.

* 딱딱이의 의미는 슬레이트가 딱 소리가 나므로 딱딱이라고 한다. 슬레이트나 딱딱이나 같은 의미지만 촬영장에 따라서 달리 불리기도 한다.

3. 필드 모니터 장비

특정 하이엔드(high-end)급의 시네마 카메라가 아니라면 대다수 카메라는 뷰 파인더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무조건 챙겨야 할 장비는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보다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고 싶다면 꼭 필요하다. 카메라의 뷰 파인더는 본디 화면의 크기가 작고 화질이나 색감, 해상력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에서 조리개, 노출, 색감 등 가장 적정하게 세팅을 해도 카메라 뷰 파인더에서 보던 것과 달리 컴퓨터 모니터로 확인할 때 다르게 표현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필드 모니터라는 장비를 활용한다. 또한 뷰 파인더 보다 필드 모니터가 더욱 넓은 화면을 가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촬영할 때 카메라 감독은 카메라  구도, 쇼트(shot), 화각을 신속하게 선정하고 파악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부가적으로 필드 모니터는 색영역, 입출력 소스, 카메라 초점 값, 지브라, 스코프 등 녹화에 필요한 다양한 수치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이 정보를 기반하여 보다 정확한 카메라 세팅을 할 수 있게 가이드를 해주고 카메라 뷰 파인더에서는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영상이라면 필요하지 않을 순 있겠지만 완성도 높은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 여담으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감독이 지켜보는 커다란 스크린은 마스터 모니터라고 한다.

4. 짐벌 장비

이 장비는 촬영자가 카메라를 핸드헬드로 촬영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떨림을 영상에 담기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비이다. 사람의 팔과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을 이용하여 사람이 물이 가득 찬 머그컵을 물이 쏟아지지 않게 자연스레 움직이는 원리와 유사하다. 짐벌도 똑같이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처럼 3개의 정밀한 모터가 내장되어 있어 관절의 역할을 하는데 이게 카메라의 떨림 현상을 최소화하여 안정적으로 녹화가 될 수 있게 해준다. 핸드헬드 촬영에서 카메라 무빙이 많은 야외 촬영 현장에서 특히 유용하게 쓰인다.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서 영상물을 시청하는데 피사체와 카메라가 동시에 이동하는 장면에서 화면이 떨림 없이 자연스럽게 피사체를 표현하고 있다면 높은 확률로 짐벌을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카메라 떨림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카메라 자체적으로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하기도 하는데 본문의 카메라의 경우 OSS(optical steady shot) 기능이 있고 스마트폰 폰카는 최신 기종이라면 대부분 손 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은 짐벌 장비에 비하여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카메라 세팅 값이 서로 충돌할 수도 있으며 스마트폰의 경우 촬영하는 영상물을 크롭(crop) 하여 보정 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영상물의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 정말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짐벌은 필수이다. 사진의 짐벌 장비는 미러리스 및 DSLR 카메라 장착이 가능한 짐벌이고 별도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위한 짐벌도 별도로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폰 짐벌은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세팅 과정이 필요하지 않는 반에면 카메라 장비용 짐벌은 복잡하고 어려운 세팅 과정이 동반되며 매우 정밀한 부품이 내장되어 있기에 세팅 과정에 고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짐벌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짐벌 운용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루거나 별도로 짐벌 장비 교육을 받은 사람이 다루는 것이 좋다.

5. 메모리 카드

최근 4K 고해상도 영상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서 실무는 물론이고 1인 크리에이터 역시 기존 1080p 영상에서 2160p 4K 영상으로 대다수 넘어가고 있는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4K가 1080p 대비 4배 높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화질이 매우 뛰어나고 TV와 같은 대화면에서 영상을 시청할 때 상당한 몰입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 4K로 영상물을 제작한다. 이와 더불어 고해상도로 촬영하고 촬영물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크롭(crop, 클립을 확대하여 구도 설정)을 할 때도 1080p 대비 화질 저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 대다수 고해상도로 세팅하고 촬영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메모리카드의 선정이다. 고해상도로 녹화하면 해상도와 *데이터 전송률(data stream rate)이 높아 높은 용량의 데이터가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다. 고로 용량이 높은 고속 메모리 카드를 준비하여야 하는데 흔하게 활용되는 쓰기 90Mbps 수준의 메모리 카드로도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는데 문제없다.(쓰기 속도는 메모리 카드에 기입이 되어 있거나 인터넷에서 제원을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 카드의 쓰기 속도가 낮으면 레코딩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될 수 있고 덩달아 데이터 전송률 속도도 감소하여 화질이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위 사진(영상 해상도 별 데이터 크기 차이) 자료에서 볼 수 있는데 동일한 코덱, 시간, 프레임으로 설정한 후 해상도만 다르게 설정하여 1분간 영상을 녹화를 해 봤다. 1080p는 364MB에 반해 2160p(4K) 영상은 무려 708MB 즉 1080p 대비 2배에 근접한 데이터가 생성이 된 것을 볼 수 있다. 고해상도의 고품질 영상물을 만들고 싶다면 용량이 큰 고속 메모리는 필수다.
* 데이터 전송률의 뜻은 카메라가 코덱(codec)을 이용해 녹화된 데이터를 압축하고 저장 장치로 전달하는 속도를 의미하는데 고 해상도일수록 속도가 높아진다.

6. 트라이포트

카메라를 손에 드는 핸드헬드 촬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시키지 않고 영상 속의 그 대상을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는 기법이지만 트라이포트를 이용한 고정 쇼트는 안정적인 화면, 구도를 전달함으로써 시선의 분산을 줄여 시청자의 영상 몰입도를 상승시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핸드헬드로 구현하기 어려운 카메라 앵글을 안정적이고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현업으로 종사하거나 카메라를 다루는 사람들은 트라이포트를 촬영의 가장 기본이자 시작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영상 촬영에 있어서 트라이포트는 항상 챙겨야 할 중요한 촬영 기자재란 의미다. 트라이포트 종류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카메라의 패닝(좌우)과 틸팅(상하)을 구현하고 수평을 조절하는 헤드, 높낮이를 조절이 가능한 세 개의 다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기 차이가 있는 만큼 촬영하기 전 트라이포트를 사전에 세팅하는 연습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트라이포트가 중요하다고 해서 모든 씬에서 활용할 필요는 없다. 시나리오 속 씬의 의도, 톤앤매너 등을 고려하여 연출과 적절한 협의를 거쳐서 트라이포트를 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긴박하거나 위험한 느낌의 톤앤매너를 가진 씬인데 트라이포트를 사용하여 안정적인 느낌을 연출하려 한다면 되려 어색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