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기 위한 용기”
우리는 종종 자신이 한 말을 오해하며 살아간다. 그때는 분명 진심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문상훈의 에세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그런 자기 오해의 과정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한 사람의 조용한 기록이다. 이 책은 단순히 배우 문상훈의 이야기를 넘어, 한 인간이 자신을 탐구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성찰의 에세이다.
문상훈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천천히 회고한다. 그 안에는 배우로서의 화려함보다,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결핍,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작고 진실한 기쁨들이 담겨 있다. 그는 자신의 불안과 흔들림을 숨기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그 속에서 진심을 찾는다. 그의 문장은 마치 일기처럼 담담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은 깊고 섬세하다. 문상훈의 글을 읽다 보면, ‘연기자’라는 타이틀보다 “사람 문상훈”이라는 이름이 더 진하게 남는다.
그는 책 속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세운 작은 다짐들이다.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이라는 문장은 단순한 제목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처럼 들린다. 세상은 늘 누군가의 해석과 시선 속에서 빠르게 흘러가지만, 그는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로 멈춰 서서 묻는다. “나는 지금 내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나는 문상훈을 처음 〈유 퀴즈 온 더 블럭〉 프로그램을 통해 보았다. 그는 유재석과 조세호에게 시집을 선물하며, 그 안에 손수 쓴 편지를 넣었다. 그 장면은 짧았지만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단순히 책을 건넨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한 조각을 함께 건넨 듯했다. 그 순간 나는 문상훈이 단순히 배우나 콘텐츠 제작자가 아니라, 말과 글의 힘을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문상훈은 이 책에서 자신을 꾸미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자신을 포장하기보다, 불완전한 자신 그대로를 인정한다.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자신이 놓쳤던 감정과 생각을 하나씩 되찾는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자신의 말을 오해하지 않는다는 것, 결국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을 그는 조용히 알려준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문상훈의 문장은 오래 머문다. 그가 걸어온 길은 특별하지 않지만, 진심으로 자신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만들어낸 길이다. 그는 말한다. “자신의 진심을 외면하지 말라. 나를 오해하지 않는 순간, 삶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 역시 다짐했다. 나도 문상훈처럼 내 안의 목소리를 믿고, 내 말속에 담긴 진심을 스스로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용기에 관한 책이다. 세상의 시선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말의 진심을 지켜내는 일. 그것이 바로 문상훈이 전하고자 한 삶의 태도이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다짐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