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 우천으로 하루 연기됐던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대전 한화 이글스 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는 예상과 달리 치열한 난타전으로 전개됐고, 한화가 9-8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발 다가섰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6.5%에 달한다. 한화는 사실상 8할에 가까운 확률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선발투수는 한화의 폰세와 삼성의 가라비토였다. 한화의 폰세는 정규 시즌에서 다승·승률·탈삼진·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리그 최고의 투수였고, 가라비토 역시 한화를 상대로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여온 바 있어 경기 전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2회 초, 삼성은 디아즈와 김영웅의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이재현이 2타점 2루타를 때려 선취점을 올렸고,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한화도 곧바로 반격했다. 2 사 2·3루 상황에서 손아섭의 땅볼 타구를 잡은 가라비토가 당황해 홈으로 송구하는 사이 김태연이 먼저 득점했고, 이어 볼넷과 문현빈의 몬스터월을 때리는 싹쓸이 2루타로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이어 노시환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점수는 5-3이 됐다.
삼성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회 초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가하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4회 김태훈이 솔로 홈런을 쳐 6-5로 재역전했다. 폰세가 한 경기에서 6실점한 것은 KBO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그는 6이닝 105구를 던져 6실점(5자책), 8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폰세의 패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6회 말, 심우준과 손아섭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채은성이 2 사 2·3루에서 싹쓸이 적시타를 터뜨려 8-6으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이 안타가 결국 결승타가 됐다.
7회 초에는 한화 문동주가 불펜으로 등판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김지찬을 상대로 시속 161.6km의 강속구를 던지며 KBO 역대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7회와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이닝 무실점 4탈삼진 완벽투를 펼쳤고,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삼성은 9회 초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2점을 추가하며 끝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는 9-8 한화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삼성은 배찬승, 이호성 등 불펜 총동원과 11안타 8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를 ‘창과 방패의 대결’로 평가했다. 강한 타격을 앞세운 삼성의 창과 리그 최고의 투수진을 갖춘 한화의 방패가 맞붙은 가운데, 한화의 방패가 다소 흔들렸지만 한화의 공격력이 빛나면서 창과 창의 경기였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0월 19일, 같은 장소인 대전 한화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