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는 연장 11회 끝에 6-6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점수는 같았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삼성에게 훨씬 더 아쉬운 결과였다. 여러 차례 리드를 잡고도 끝내 승리로 연결하지 못한 이번 경기는, 현재 삼성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이날 삼성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이재현, 구자욱, 김성윤 등 상위 타선이 꾸준히 출루하며 경기를 리드했고, 7회에는 박병호가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리며 공격 흐름에 힘을 실었다. 특히 김성윤은 6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이라는 눈에 띄는 활약으로 팀의 리드오프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10회 초 터진 김성윤의 솔로 홈런은 사실상 경기의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투수진에서도 선발 원태인은 7이닝 3실점(2자책)의 준수한 투구 내용을 보여주었다. 안정된 제구력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선발투수로서의 책임을 다한 원태인은 승리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투구를 했으나, 불펜진의 부진으로 승리를 놓쳤다. 8회에는 김태훈이 등판하여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에는 백정현이 등판하여 1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회 말에는 김재윤이 등판하여 0.2이닝 동안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이호성이 등판하여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연장 11회 초 무사 1, 2루 찬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번트 실패와 병살타로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후 11회 말에도 SSG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지만, 내용적으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였다. 한 경기 안에서 세 차례나 리드를 잡았음에도 끝내 승리를 챙기지 못한 점은 현재 삼성의 고질적인 약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 경기는 단순한 무승부가 아니다. 공격력은 분명히 살아나고 있지만, 불펜 운영과 경기 후반 집중력, 벤치의 전략적 판단에서 뚜렷한 한계를 노출했다. 특히 마무리 투수의 기복 있는 피칭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득점 실패는 최근 경기들에서도 반복되는 문제다. 단기적인 투수 교체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를 바라보는 체계적인 불펜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번 무승부는 삼성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타선의 활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이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현재의 운영 시스템은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팀이 반복되는 패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냉정한 현실 인식과 함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부족과 단조로운 불펜 운용은 개선의 시급성이 더욱 크다. 숫자는 무승부지만, 내용은 패배에 가까웠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는 경기력 이상의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할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