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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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사이트에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소셜 네트워크의 전반적인 기능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것이 어떤 원리로 작동이 되는지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다큐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장 보드리야르’가 남긴 “행복한 때에도, 불행한 때에도 인간이 자신의 상과 마주 대하던 장소였던 거울은 사라지고, 그 대신에 쇼윈도가 출현했다”라는 문장과 매치가 되는 것 같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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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SNS라고 불리는 소셜 네트워크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에게 선택되었고 이제는 안 쓰는 사람 보다 쓰는 사람이 훨씬 많은 정도에 이르렀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기능을 만든 개발자는 처음에는 서로를 응원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면서 기능을 개발했는데 사람들에 의해 그 의미가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점점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에 더 신경 쓰기 시작했고 좋아요 숫자에 자신의 가치를 투영해서 생각하는 등 안 좋은 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의 경우 좋아요 수를 숨길 수 있는 기능도 생겨났다. 이는 좋아요 기능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Meta(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회사명)에서 인지하고 그 심각성을 받아들인 듯하다. 또, 어른의 경우에도 SNS가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데 아이들의 경우 그 영향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소셜 딜레마’ 속 내레이션 내용을 참고해 보자면, “특히 소셜 미디어는 뇌간 깊숙이 파고들어서 아이들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장악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한 아이가 자신의 사진을 SNS에 올리고 좋아요 수를 신경 쓰고 댓글에 달리는 내용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에 자신 없어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의 나는 어땠는지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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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가치는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적인 부분에서 나온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소셜 네트워크라는 개념이 생기고 관련 앱이 줄이어 출시된 것은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을 위한 도구였으며 이러한 문제를 초래하고자 한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 속에 나오는 소셜 네트워크 개발자나 CEO 등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SNS를 당장 그만둘 것을 권유하고 있다. ‘소셜 딜레마’ 속 내용에서 미국 10대들에게서 우울증과 불안이 2011년과 2013년에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와 같은 수치는 소셜 미디어 사용 급증 시기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장 보드리야르’의 말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거울을 가져야 하는데 우리의 거울 방향은 ‘안’이 아닌 ‘밖’을 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모든 게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먼저 바뀌고 내 주변 사람들이 바뀐 내 모습에 영향을 받아서 뒤이어 바뀌고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다 보면 작은 초가 큰 횃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외적인 부분보다는 내적인 부분을 더 깊고 자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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