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을 오염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과 잘 어울리는 일이라는 뜻을 가진 ‘친환경’. 사실 하늘 아래 ‘친환경’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인공 구조물들을 보면 뒤늦게 친환경 제품들이 나온다 한들 기존의 쓰레기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나은 것은 맞으나 지금 우리가 ‘친환경’이라고 부르는 게 과연 자연에게도 좋은지는 의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즈 S 기업이 ‘그린워싱’과 관련하여 논란에 휩싸였다. 2018년도에 종이 빨대를 도입한 후 사람들은 종이 빨대의 불편함을 지속해서 지적해 왔지만. 별도의 조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4월에 빨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항의에 물건을 회수하여 인체에는 무해하며 코팅액 배합 비율 조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S 기업은 친환경 제품으로 종이 빨대를 출시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물에 젖은 종이 빨대는 일반 쓰레기로 소각되며 소각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배출된다는 사실에 종이 빨대의 친환경적인 측면이 의심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브릿지 경제)
그린워싱 관련 문제는 빨대뿐만이 아니다. 텀블러, 리유저블컵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이벤트도 있다. 일회용 컵이 아닌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주는 이벤트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이 아니라 플라스틱 ‘다회용’ 컵에 담아주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는 이벤트인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 리유저블컵은 사람들 사이에서 다회용 컵으로 인식이 되었다기보다는 굿즈 인식이 강해서 사려고 줄을 서기까지 했다고 한다. 나 또한 그 현장을 동네 S 커피숍에서 목격하기도 했다. 또, 시즌에 맞춰서 텀블러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 또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하면서 오히려 플라스틱을 더 만들어내고 있는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텀블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종이컵과 플라스틱컵보다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텀블러를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플라스틱 컵보다 11.9배, 2년 이상 쓰면 33.5배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세이프타임즈) 하지만 S기업의 경우 시즌별로 한정판 텀블러를 판매하다 보니 이것은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기보다 오히려 플라스틱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마치 자가당착(自家撞着)처럼 말과 행동의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다회용 컵을 시즌별로 만들어내는 것도,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기 위해 물에 젖어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 종이 빨대를 생산하는 것도. ‘친환경’과 ‘그린워싱’의 경계에서 갈피 못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S기업은 자신들의 캠페인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친환경이 진짜로 자연에게도 좋은 것일 것일까? 우린 친환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