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인도네시아와의 토너먼트 8강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패배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대회 최종 4위까지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기회를 놓치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와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Football Association of Indonesia 
Football Association of Indonesia 

 

그런데 이번 U-23 아시안컵에 참가한 인도네시아 선수들을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네덜란드 혈통을 가진 선수들이 4명이나 참가했다는 것이다.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대회 당시에 유럽팀 소속으로 어릴 때부터 유럽 축구 시스템을 경험한 선수들이고 네덜란드 출신이지만 조상 중 한 명이 인도네시아인이라는 것이다. 유럽팀 소속이라고 모두가 1군 무대에 발을 들인 건 아니지만 이들 중에 네덜란드 최상위 리그인 에레데비시 1군을 경험해 본 선수도 있었다.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도 이런 네덜란드 혈통의 선수들이 대한민국과의 토너먼트 8강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뛰어 승리에 공헌하는 등 해당 대회에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4강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인도네시아는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국 혈통과 다른 국적의 혈통이 섞인 선수들을 자신들의 축구 국가대표팀에 뛸 수 있도록 하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아무래도 자국 순수 혈통 선수들로 만으로는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축구 협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신태용 감독의 노력 끝에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등 다른 국적의 혈통을 가진 축구 선수들을 자신들의 국가대표팀에 차출시킬 수 있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차출 가능한 네덜란드 혈통을 가진 선수만 해도 10명이 넘는다. 이는 과거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 식민지였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혈통의 사람들이 네덜란드에 많이 남아있어서 가능했다. 최근에도 에레데비시에 소속된 트벤테라는 팀에서 주전급으로 뛰고 있는 네덜란드 혈통의 중앙 수비수 선수 한 명을 귀화시켰다.

Football Association of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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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인재들을 데려온 노력이 성공했던 걸까? 전력이 강해진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1차 예선, 2차 예선을 모두 통과했고 현재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 유일하게 3차 예선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했을 때 170위였던 피파랭킹이 2024년 10월에 130위까지 올랐다. 

 

Football Association of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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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도네시아 이외에도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은 자국 혈통과 다른 국가의 혈통이 섞인 우수한 선수들과 심지어 자국 혈통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우수한 선수들을 자국 국가대표팀에서 뛰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그러한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는 몇몇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한민국 혈통을 가진 외국 선수들을 데려오면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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