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에피톤 프로젝트의 '오늘'

 

▲ ⓒtumblr

 

첫 사랑, 윤애라

이제는 잊으리

두 눈 감고 수만 번 되뇌이지만

눈을 뜨면 어느 곳에

잘 걸려 있는 액자처럼 그대는

내 벽 속에 있다

 

비로소 잊혀졌다 싶으면

빛 바랜 노래로는 피어나고

세면대 비누 향기로도 피어난다

그대는

 

망각의 늪을 지나고

모든 사랑을 끝냈는데

그대는 여전히 내 벽 속에 갇혀 있다

 

아직도 나의 사랑을 건드리고 있다

 

▲ ⓒtumblr

 

사랑, 이진우

네 몸에 쓰네

내 모든 것

 

▲ ⓒ구글

 

그립다고 해서 외롭지 않았음을, 백가희

나는 너를 잃었다

너를 잃은 것이 두렵지가 않았다

 

잃었다고 해서

잊힐 사람은 아니었기에

 

▲ ⓒtumblr

 

너의 의미, 백가희

지나치게 소소했다

지나치게 소소해서 더없이 익숙했다

 

내 생활에 빈틈없이 네가 자리해서

내 일상은 곧 너였다

 

▲ ⓒtumblr

 

먼 여름, 이성호

아무리 채찍질해도 닿을 수 없는

벼랑처럼 아스라한 그대여

 

내 마음에 무수히 살면서도

도무지 삶이 되지 않는

 

어떤 꽃처럼

먹먹한 그대여

 

▲ ⓒtumblr

 

인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 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 뿐

 

▲ ⓒtumblr

 

먼지, 윤보영

너도 나처럼

그리운가 보구나

창틀에 앉아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는 걸 보면

 

▲ ⓒ구글

 

사랑, 박철

나 죽도록 너를

사랑했건만

죽지 않았네

내 사랑 고만큼

모자랐던 것이다

 

 

 

 

 

Le vent selve Il faut tenter de vivre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