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학 연구 없이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신기술을 낳지 않는다면 연구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생각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과학과 기술이 관련을 맺은 것은 매우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다. 과학과 산업과 군사기술은 자본주의 체제와 산업혁명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서로 얽히기 시작했고, 일단 그 관계가 정립되자, 세상은 급속히 변했다.
산업혁명은 에너지 전환의 혁명이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산업혁명은 되풀이해 보여주었다. 더 정확히는 유일한 한계는 우리의 무지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산업 혁명은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상품을 생산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인류는 주변 생태환경에 예속된 상태로 해방되었다.
혁명을 거쳐 우리는 자본주의의 아래에 있게 되었다. 즐거움을 위해, 행복을 위해 자본주의는 받들지만, 윤리적인 요소를 없는 취급을 하곤 한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에게 있어 윤리적 통념이 자본주의의 밑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윤리를 고려하지 않고 자본을 주면 남의 불행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게 과연 맞는 일일까 하는 의문을 우리는 가질 수 있었다. 지난 반세기는 짤막한 황금의 시대였다.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며 자연 선택의 법칙을 깨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지적 설계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었다. 다른 모든 동물의 운명을 깡그리 무시할 때, 현대 사피엔스가 이룩한 전례 없는 성취를 자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게 더 나아가 현대에 들어서는 같은 사피엔스의 운명 또한 무시하고 더 큰 재앙, 파국을 일으킬 씨를 뿌린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이걸 잘 보여주는 사실이 당장 우리가 겪었던, 코로나19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는 식물 생태계의 훼손에서 동물에게 영향을 끼치고, 도시화로 인해 동물과 인간의 생활 공간이 밀접해지면서 동물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전염되는 병이다. 이것에서 우리는 정말 같은 사피엔스의 운명을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로는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있지만, 이를 더 나아가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다른 더 심한 전염병이 들어설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히 혁명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개발을 멈춘다고 하더라도, 멈추기 힘들뿐더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의견차이도 없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을 계속 진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스스로 멸망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껏 생태환경에 대한 윤리를 지키지 않고 해방되어 여러 일들을 자본의 아래 행해왔다. 그렇기에 이제는 그 업보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본다면 막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무언가를 바꾸기엔 우리는 개인이기 때문에 그 효과가 미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라는 말처럼 우리의 작은 실천 하나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