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공간을 초월하는 종이를 가지게 된다면?

▲ 구글
새벽 3시. 야근으로 피곤함에 찌들어 있는 한 남자가 복사기에서 종이를 복사한다. 하지만 복사기에서 나오는 것은 까만 동그라미가 인쇄된 종이이다. 복사기에는 아무런 오류가 없다. 답답하던 와중에 남자는 이 종이가 대단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블랙홀처럼 모든 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이다. 신기해하는 남자는 자판기에 먼저 시험을 한다. 간단하게 초코바를 쉽게 손에 넣는다. 이것을 시작으로 남자의 욕심은 더 과해진다. 남자의 눈길이 닿는 곳은 금고가 있는 방이다. 종이를 이용해서 남자는 돈을 훔치려고 마음을 먹는다. 초코바를 씹으며 남자는 비장하게 문 앞에 섰다.

종이를 금고에 붙인 후 금고에서 하나씩 하나씩 돈뭉치를 꺼낸다. 이때 남자의 웃는 표정은 기괴하다. 금고에 더 짚이는 게 없자 필사적으로 마지막까지 꺼내려고 한다. 그러다 기어이 금고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과한 나머지 종이가 떨어지게 되고 남자는 금고 안에 갇히게 된다.

2008년 영국의 영화감독 Olly Williams와 Phil Sansom의 단편 영화 'The Black Hole'은 고작 3분도 되지 않지만, NFC 칸 영화제 출품작이다. 어둡고 암울한 영화 분위기와 종이의 능력을 쓸 때마다 공포영화와 같은 으스스한 배경음악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드러내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 인간의 욕심이라는 단순한 주제를 쉽게 접목할 수 없는 할 수 없는 블랙홀과 간단한 CG만으로 대사 하나 없지만 명확하게 메시지가 드러나게 하는 단편영화만의 특색을 잘 살려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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