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님, 처음 뵙겠습니다. 어느덧 추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는지 학교 주변에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많이 느끼곤 합니다. 이렇게 추운 날일수록 마음이 더 따뜻하고 온화해야 하는데 현재 세상은 떠들썩한 일들만 가득하고 있어 마음마저 차갑게 돌아서기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달 용산 이태원에서 핼로원 파티를 즐기기 위해 모인 10만여 명의 인파 속 압사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뉴스를 통해 본 이태원의 현장은 참으로 기괴했습니다. 핼로원에 맞춰 분장했던 코스프레, 시끄러운 음악 소리, 그 속에서 들리는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 사이렌 소리는 한곳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사고였죠 한국에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극으로 인해 안타깝게 젊은이들과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태원 참사를 보고 딱 한 명의 잘못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못다 핀 꽃 다운 나이에 참사를 맞이한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려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무게를 저는 감히 짐작하지도 못합니다.
정말 안타깝고 아쉬운 것은 초기에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막지 못했단 것에 대해 일련의 과정에서 정말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10만여 명이 모일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대처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고 접수가 이루어졌지만 실질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이태원 참사로 인해 씻지 못하는 상처가 국민의 마음속 깊숙하게 하나 더 생긴 거 같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언제쯤 끊을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 누군가의 잘못으로 떠밀고 언제까지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어야 할까요, 윗선에 있는 책임자들은 사건의 잘못을 떠넘기기만 하고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닌 행동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비통할 뿐입니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하여 뉴스를 보면 최근 북한의 도발, 기차 탈선, 군부대 폭발 사고와 같이 세상이 조용할 일이 없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고 도통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 속 저는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고 심리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받고는 합니다.
물론 저는 Y씨를 알고 있지만 Y씨는 저라는 존재를 당연히 모르겠죠, 작은 목소리라고 생각할 것이고 이런 글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정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치에 관해 제가 자세히 안다 고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더욱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구축이 단기가 아닌 장기로 이루어져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여느 때보다 마음 한편이 차갑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안타까운 일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거 같아 더욱 불편한 마음이 큰 것이죠, 저는 수습과 후속 조치를 통해 보다 나은 한국으로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람들이 추운 날씨 속 촛불을 들고 시위하는 이유도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이와 같겠죠, 이러한 각박한 세상 속 대한민국의 내일은 어제, 오늘과 달라야 옳습니다. 국민의 말을 귀담아서 듣고 이러한 사고들이 또 발생하지 않기를 소망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솔선하시며 먼저 가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