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대학은 인 서울이지.” 중학생, 고등학생 때부터 들었던 말이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입시할 때는 수없이 들어왔다. 난 결국 지방대에 오게 되었지만, 지방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생들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는 내 생각과 다르게 한국은 지방대 차별이 심하다. 점점 없어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지방대를 지잡대라고 부르거나 촌구석에 있는 대학이라 부르기도 하고 졸업해도 서울에 취직을 못 한다는 이야기 등이 있다. 이런 표현들은 나를 포함해 지방대 학생들의 자존감이 낮아지게 만든다. 이렇게 지방대에 대한 편견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누적되어왔다.
아주 고리타분한 시대에는 취직하는데 개인의 능력보다 학벌이 더 중요해서 지방대 학생들은 서류 면접에서부터 탈락했다고 한다. 지방대 학생들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사고가 바탕인 경우가 대부분 있다. 나도 지방에 있으니까 서울에 있는 학생들보다 자격증 등 더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취업이 가능할 거로 생각해 최대한 많이 노력하려고 하고 있다. 내 친구들도 다들 졸업하고 꼭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해 취직한 친구들만큼은 하려고 매일 학원 다니고 시험 보고하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이렇듯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잡대, 촌구석에 있는 대학, 치킨집 알바 양성하는 곳 등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각주구검 한 사람들이다.
‘방구석 1열’을 보다가 변영주 감독님의 말씀이 새겨진 적이 있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학벌, 지역, 재산 등 다양한 기준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열등감은 학벌에 대한 열등감이 아니라 세속적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자신의 천박함에 열등감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내가 각주구검 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열등감은 본인의 부족에서부터 온다고 한다. 아마 지방대 학생들에게 학벌이 부족하다고 자존감이 낮아지게 만드는 사람들은 본인이 가장 부족한 사람 아닐까?
지방대를 마냥 낮게 보는 사람들은 자신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그런 생각을 하고 다니는 자신이 각주구검하고 낮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원하는 미래에 누가 먼저 도달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각주구검 한 태도를 버리고 현재 있는 자리에서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릴 것이다. 그리고 지방대 학생들도 지방대에 다닌다고 움츠려있지 않길 바란다. 며칠 전 수업 시간에 우리 학과 선배들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다. 다양한 지방을 다니며 카메라를 들고 청년들의 생각을 담은 다큐멘터리였는데 자신들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도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가지고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