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주세요. 환경을 생각해 주세요.
"타월을 아껴쓰세요. 환경이 죽어가요."

공중화장실마다 배치 되어 있는 평범한 외관의 핸드타월 케이스.
하지만 가운데 부분이 남아메리카 대륙 모양만큼 투명하게 보이고 타월 색깔이 녹색인 점이 다른 타월과는 다르다. 타월을 뽑아 쓸 때마다 대륙의 색깔이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게 되는 점이 포인트이며, 죽어 가는 지구를 살리려면 한 장이라도 덜 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끔 만든다. 화장실에 배치된 타월이 벌목으로 인한 삼림파괴를 간접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당신이 무심코 사용하는 이러한 휴지도 자연을 파괴하는데 일조한다는 의미의 전달로 아껴 쓸 수 밖에 없는 광고이다.
영어를 읽지 못해도, 좋은 카피 문구가 없어도 사진 한 장의 사진만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알려주는 전략적인 공익 광고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우리가 공중 화장실이나 식당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지를 아껴 써주세요."를 환경을 생각하는 공익광고로 접했을 때 더 아껴 써야겠다는 자극을 받아드릴 수 있는 광고이다. "한 장이면 충분 합니다.", "환경을 생각해 주세요." 같은 식상한 카피 몇 문구보다 사진 한 장으로 더 효과적인 반응을 불러올 수 있으며, 쓰는 사람들이 초록색 타월이 없어 질 수록 초조해지고 타월을 아껴 쓰면 환경이 지켜진다는 심리적 약속이 되어 있는 공익광고라고 볼 수 있다.
세계 자연 보호기금 (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은 국제 비정부기구로서 자연의 보존과 회복을 위해 각국의 민간이 협력하는 단체다. 1961년 스위스에서 창립된 WWF는 동물, 꽃, 숲, 물, 토양, 자연자원을 보호하려는 연구, 협력, 투자 등 일체의 활동을 한다. WWF의 로고는 이 단체의 창립자이자 자연주의자이며 화가인 피터 스코트가 디자인했다.

피터 스코트에 따르면 WWF 로고의 대상 동물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선정되었다. 아름답고, 멸종 위기에 있으며,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동물. 그래서 강력한 호소력을 가져야 하는 동물. 아울러 흑백만으로 인쇄했을 때에도 그 특징이 드러나는 동물. 어려운 재정으로 운영되는 민간단체이므로 비용을 절감해야 했기 때문에 단체의 인쇄물은 대개 흑백 인쇄가 많다고 보았다. 그래서 선택된 동물이 바로 판다 곰이다. 피터 스코트가 디자인한 로고는 1986년 미국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전문회사인 랜도에서 좀 더 생략된 형태로 다시 디자인되었다.
이러한 공익광고는 손을 씻고 타월로 손을 닦으려는 사람이 마지막 한 장남은 타월을 본 상태라면, 자신이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심리적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에 있는 물을 닦지 않고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