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출처: 교보문고)

 

 이 책을 쓴 신은미는 재미동포다. 그녀의 여행기가 오마이뉴스에 등재되면서 많은 이슈를 불러모았다. 그녀가 말하는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이었던 북한 여행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6.25 전쟁 이후, 현재 휴전상태인 남과 북의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 가 볼 수 없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진다.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던 그녀의 책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우수도서’로 선정되었지만, 특정 정치색을 가지고 있는 집단으로부터 많은 제지를 당했고 우수도서 지정도 취소가 되어버리고 마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강제로 한국으로부터 쫓겨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나로서는 북한에 어떻게 여행을 갈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무서워서 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막연하게 무섭고 못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 나라 역시 대한민국과 같은 한민족이었고 그들도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 후, 그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조금은 생겼다. 사실, 예전에 가끔 탈북민 유튜버의 영상을 챙겨본 적이 있다. 단순 호기심이었고 그들은 어떻게 말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까, 북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정도의 호기심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북한과 신은미가 말하는 북한이 어떻게 다를까도 궁금했다. 탈북민들이 말하는 북한은 매우 무서운 집단이었다. 하지만 신은미가 말하는 북한은 아름답고도 따뜻한 곳이었다. 한일 월드컵 당시 4강에 진출한 한국을 그곳 인민들은 열렬히 응원했다고 한 안내원이 말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미국을 원수의 나라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한 아이가 신은미에게 Hello! 라고 말한 것을 보면 참 순수하면서도 그들도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을 알았다.

▲ 슬로건을 들고 웃고 있는 신은미와 북한 주민들. (출처: 동아일보)

 판문점으로 가는 길에 대한민국 방향으로 서울 70km라는 표지판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게 했다. 70km면 이웃 동네나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의 거리는 꽤 멀다. 골이 깊다. 물론 신은미는 일반 다른 여행자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긴 했다. 말을 걸지 못하게 하거나 사진 찍기를 거부당하기 일쑤이지만 신은미는 사진 촬영 제안을 받기도 했고 대화도 많이 했고 지하철 이용도 편하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경로가 어떻든 간에, 하나 느낀 것은 ‘북한 주민들도 우리 이웃 주민과 다를 것이 없구나.’였다. 오히려 이웃 주민들보다 더 따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산가족이 되어 서로를 보지 못하는 슬픈 현실에서 나는 사실 남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산가족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나도 이산가족이며, 우리는 사실 모두가 이산가족이다. 신은미가 말하는 그들은 우리의 어머니며 아버지이자 형제였다. 잃어버린 가족을 만나러 북한에 다녀온 것이다.

 직접 북한에 다녀와 보지 않고서 그녀를 빨갱이 취급하고 친북, 종북 이야기를 꺼내어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정치색을 담고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편견을 조금이라도 부술 수 있는 책이었다. 나도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좀 더 빨리 가족을 만날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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