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오지 않으면 보통 무엇을 하는가? 사람마다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나의 경우 수면 유도에 좋은 ASMR을 즐겨 듣는 편이다. 작은 백색소음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찾게 되는 것 같다. 한때 유튜브에서 ASMR 콘텐츠가 유행했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 시간이 늘고 현대인의 불치병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증상이 늘면서 잠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주변에 곳곳에 널려있게 되었다. 잠은 인간에게 중요한 부분으로 제대로 쉬지 못하면 다음날 일정에 영향을 주게 됨으로 잘 자는 것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백색소음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유튜브에서는 ASMR이라는 콘텐츠로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제는 수면 유도 외에도 음식, 브이로그 등 여러 요소와 더하여 영상을 만드는 사람도 생겨났다. ASMR의 정확한 뜻을 보면 자율 감각 쾌락 반응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이며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으로 바람 부는 소리, 글씨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자연의 소리, 일정하게 두드리는 소리 등을 담고 있으며 특수 마이크를 통해 작은 소리를 극대화하여 잡는다. 2010년 무렵부터 미국, 호주 등지에서 유통되었다고 한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광고가 asmr과 접목한 광고이다. 광고라고 하면 짧은 시간 속에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보통 한 번에 눈에 들어오는 강렬한 분위기와 짧고 묵직한 카피를 건네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본 10분은 넘어가는 asmr 소재가, 1분 내외로 끝내야 하는 광고와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처음 이 광고를 보았을 때, 사람이 나와서 물건을 들고 하는 광고보다 제품에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다.

▲ 29CM이십구센티미터 공식유튜브
▲ 29CM이십구센티미터 공식유튜브
▲ 29CM이십구센티미터 공식유튜브

위의 제품은 29CM라는 패션,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제품을 파는 온라인 편집숍에서 광고한 ‘PIBU PIBU’라는 브랜드의 생활용품이다. 광고를 보면 하얀 배경에 제품과 손만 등장한다. “소리를 잘 들어 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박스 여는 소리와 상자 속 상품이 나온다. 투명한 플라스틱 병이라 저게 무엇을 광고하는지 처음에는 감이 안 잡히지만 소리에 집중하면 금방 무슨 제품인지 짐작이 간다. 상자를 열면서 상자 긁는 소리가 들리고 병을 두드리는 소리, 뚜껑 여는 소리가 들리고 ‘영양공급, 두피관리’라는 단어만 나오면서 병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투명한 병에 샴푸 단어를 보면 무엇을 광고하려는지 알 수 있다. 그다음 작은 병의 앰풀을 샴푸와 섞는 소리를 들려주며 제품의 사용방법도 간접적으로 알려 주는데 다음에 나오는 보디워시 또한 같은 방식으로 보여준다.

▲ 29CM이십구센티미터 공식유튜브
▲ 29CM이십구센티미터 공식유튜브
▲ 29CM이십구센티미터 공식유튜브

46초 안에 보는 사람의 집중력을 끌어올려 제품 광고를 잘 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asmr은 보통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 듣고 작은 소리에 집중을 하게 된다. 이런 점을 광고와 접목시켜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호기심과 집중력을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광고의 반응 또한 긍정적 이였는데 평소 asmr 콘텐츠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흥미가 생기는 광고였고 소리가 좋아서 끝까지 봤다는 사람이 많았다. 그냥 제품을 들고 나와서 효과와 로고만 보여줬다면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은데 생소한 브랜드임에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광고였다. 처음 보는 브랜드와 제품이지만 asmr 자체가 주는 편안함의 요소가 연결되어 연장선으로 저 제품을 쓰면 편안하고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또 일반적으로 바로 눌러 쓰는 샴푸와 달리 기본 큰 통 안에 나에게 필요한 앰풀을 섞어 사용할 수 있다는 기능을 가진 제품인데 설명을 하지 않고 민감 피부, 장벽 강화 등의 효과를 알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섞는 소리도 들려주어 쓰는 방법도 어렵지 않게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했다고 생각한다. 화려하거나 귀에 박히는 배경음악은 없지만 깔끔함과 46초 안에서 소비자들의 청력을 최대로 이용하여 상품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잘 담아 기억 속에 남긴 광고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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