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

 

 

  드라마 시청이 단순하게 취미의 일종이거나 시간 떼우기용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새겨질 수 있는 드라마 한 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드라마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과 겪어보고 싶은 삶, 미래에 겪게 될 삶 등 인생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상업성이 짙은 드라마가 많이 방영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얻을 것이 있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인생을 배우는 방법은 좀 더 형식적인 방법이라면 드라마는 거기에 좀 더 재미가 가미되어 대중들의 흥미를 돋운다. 그리고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은 베스트셀러 책한권을 보는 것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내용은 글로 표현된 것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효과를 지닌 소개하고픈 좋은 드라마는 홍종찬 PD와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이다. 2016년 5월 13일 첫 방영을 했고 총 1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려냈다.
 

 

 

ⓒtiving공식홈페이지

 

  이 드라마는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37세의 나이에 아직 결혼은 커녕 연애도 하지 못하는 난희의 외동딸 박완(배우 고현정분)이 엄마 친구들의 이야기를 작가인 자신의 책으로 쓰게 되는 과정의 내용이다. 완은 처음 엄마를 더불어 엄마의 친구들을 꼰대 취급하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자체가 말도 안된다고 여기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옆에서 자주 지켜보던 완은 점점 그들의 인생에 애착이 생기고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드라마에서 주목할 점은 무엇보다 황혼이라는 같은 선상에서 인물들의 서로 다른 삶이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보며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등장하는 인물들 중 황혼 청춘들의 이야기가 가장 눈길이 가고 많은 깨달음을 가져다주었다.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야속한 세월의 무게는 우리가 다 알 법한 황혼의 그저 그런 인생들이었다. 이러한 그들의 삶은 앞으로 겪게 될 나의 이야기로 여겨졌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황혼들의 삶을 가족들에게서 먼저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를 통해 비참함과 두려움을 느끼진 않았다. 오히려 전부 다는 아닐지라도 늙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깨달음을 얻었다. 누구에게나 늙는 것은 처음이라 당혹스럽고 두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당혹감과 두려움을 겪어내면 내 늙음을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tvN공식홈페이지-서연하 역(배우 조인성)

 

 

 

  늙음을 받아들이는 법을 깨닫는 것 외에 친구의 존재에 대한 감사함과 우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세월을 이기지 못해 나이들어 병에 걸린 내 친구를 바라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이든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것도 두렵지만 내 젊은 시절을 함께 해왔던 소중한 친구를 바라보는 것 역시 두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드라마 속에서 치매에 걸려 점점 처참해지는 친구를 담담하게 바라보는 정아(배우 나문희 분)의 모습은 슬퍼하는 것보다 더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그 담담한 모습은 세월이 강요한 압박으로 보였다. 슬프지만 슬퍼해도 소용없다는 현실의 압박말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배운 우정이란 가족과의 연대감만큼 깊고 대단한 것이라 생각했다. 상대가 가장 나약할 때 그 곁을 묵묵히 지키고 기댈 수 있도록 했던 드라마 속의 나이든 할머니들의 우정은 너무도 눈 부셨다. 먼 훗날 나이든 내가 그런 친구가 있고 그런 친구가 된다면 살아온 내 세월을 뿌듯하게 소중하게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