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첫날은 제주도 위쪽을 돌았다면 오늘은 서귀포 쪽으로 가는 날이다.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나선 우리는 첫 방문지인 오설록 티뮤지엄으로 향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과 함께 보성으로 여행 갔다가 방문한 녹차밭이후로 처음 가보는 녹차 밭이었다. 첫날 우리가 주로 다녔던 제주시 날씨와 달리 바람이 많이 부는 서귀포였다. 그 덕에 덜덜 떨면서 얼른 사진을 찍고 건물로 들어갔다. 녹차는 정말 음료만 좋아하는 나는 녹차아이스크림을 먹는 친구들과 다르게 다른 음료를 시켜먹었다.

▲ 전명주

첫날 바다를 실컷 봤다고 해서 둘째 날에 바다를 빼먹을 수는 없는 법! 오늘도 역시 우리는 바다를 빼놓지 않았다. 그렇게 다음 방문지인 한림 해수욕장에 도착했지만 차를 내린 우리는 다시 차에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부는 바닷가이지만 유독 바람이 많이 불고 있는 협재 해수욕장이었다. 나와 친구 한명을 뺀 두 명은 기어코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해변까지 가서 사진을 찍었고, 가지고 온 사진에는 제대로 얼굴이 보이는 사진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해수욕장 주차장 바로 옆에 위치한 ‘한림해촌’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 우리는 다시 바람을 뚫고 주차장으로 오고 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가게로 향했다. 특별히 맛있는 갈치조림은 아니지만 제주도에서 먹는 갈치조림이라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 전명주

밥을 먹은 우리는 해안도로를 달렸는데, 누가 봐도 노렸다 싶은 노래들을 틀어놓고 영상을 찍었다. 그 중 가장 인위적인 BGM이 태연의 ‘제주도의 푸른 밤’이었는데, 노래를 틀고 달리자마자 너무 인위적이어서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결국 어찌어찌 청량한 느낌이 폭발하는 노래를 틀고 우리는 해안도로를 달렸고 만족스러운 영상을 남겼다. 어두워지면 방문하려 했던 유리의 성으로 우리는 향했고, 거의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 전명주

둘째 날의 일정까지 마무리한 우리는 제주도에 왔으니 먹어야하는 흑돼지를 먹으러갔다. 제주도에서는 알아주는 흑돼지 가게인 만큼 손님은 굉장히 많았고, 이름을 적어놓고는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보정하며 기다렸다. 다들 만족스럽게 보정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 순서가 되었고,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셔서 우리는 편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원래는 고기를 먹고 칵테일 바로 가기로 했지만, 하필 우리가 갈 때 리모델링으로 인해 가게 문을 열지 않은 탓에 둘째 날 역시 숙소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칵테일 바에서 쓰기로 한 돈을 집에 가는 길 편의점에서 쓴 우리는 편의점에서 거의 5만원어치를 사서 숙소로 향했다.

▲ 전명주

드디어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후 비행기로 대구로 돌아오는 우리는 마지막 날 동백 군락지로 향했다. 그러나 2월 중순에 들어선 시기여서 그런지 동백꽃은 거의 지고 없었다. 이후 방문한 ‘아날로그 감귤’이라는 카페에 있는 감귤 밭에도 감귤은 찾아볼 수 없었고, 우리는 아쉬운 대로 모형 귤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 전명주

그렇게 우리는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대구로 돌아가기 위해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3일 동안 정든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에서 면세점에 들러 면세품을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가는 제주도였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갔기 때문에 더욱 뜻 깊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여행이었다. 이 친구들과 이렇게 여행으로 추억을 남기는 것은 처음인데, 앞으로도 오래 옆에 남아줬으면 하는 친구들이다.

▲ 전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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