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의 ‘철수권고’에도 불과하고 여행 실시

▲ ⓒ머니투데이/구출된 한국인이 프랑스 파리 인근 빌라쿠블레 군 비행장에 도착했다.

  2019년 5월 10일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무장 단체에 의해 납치를 당한 4명의 사람이 프랑스 군대에 의해 구출되었다. 구출 인원은 프랑스 남성 2명, 미국 여성 1명, 한국 여성 1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인질 구출 과정에서 교전을 벌이다 프랑스군 특수부대 병사 2명이 안타깝게 순직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랍 한국인은 40대 여성으로 알려졌으며 여행지에서 만난 미국인 친구와 몇 개월간 동행하다가 납치가 되었다. 그들은 모로코,서사하라,모리타니,세네갈,말리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을 여행하다가 부르키나파소에서 납치당한 것이다. 다행히도 피랍 한국인은 14일 오후에 무사히 귀국하였으며 특별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국 외교부 측에서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했으며 구출 도중 숨진 프랑스 병사들에 대한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국민은 구출되어 온 한국 피랍인에 대해 달갑지 않게 보고 있다. 피랍인의 가족들도 그를 ‘험지 여행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라고 칭할 정도로 위험국가 지역에 대한 경각심이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기사를 접한 많은 국민이 ‘왜 굳이 나라에서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한 곳을 가서 고생을 하였느냐’며 그의 여행이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얘기한다. 또한, 프랑스 군인 유족에게 사과하는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 프랑스 등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친 행동이라고 비난하였다. 이 외에,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경고에도 위험 지역을 다닌 그의 행동은 안전불감증의 문제와 연관이 되지 않느냐 하는 지적도 있다.

▲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여행 위험 국가

  그들이 납치당한 부르키나파소는 어떤 나라일까?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내륙국가인 부르키나파소는 원래 전역이 철수 권고(적색경보) 지역이었다. 하지만 2015년 6월 이후 북부 4개 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여행자제(황새경보) 지역으로 하향 조정된 국가이다. 처음부터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던 국가는 아니었다. 때는 2011년,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아랍권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일부 이슬람 무장 세력이 반란을 일으켜 국토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후 국가의 경제상황이 몰락하게 되며 치안도 점점 나빠졌다. 즉, 경치와 경제적 불안으로 인해 치안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이 때문에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된 것이다.

  ‘여행경보’ 지역은 대부분이 제3세계로 지정된 국가들이다. 여행금지국가 지역은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함을 겪고 있으며 이는 부르키나파소와 비슷한 문제점이다. 또한, 대부분 한 때 제국주의 식민지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독립하였더라도 식민지배 시절부터 이어져 온 빈곤을 해결할 정도의 안정적인 정치체제를 이루지 못하였다. 때문에 쿠데타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며 국민은 돈을 벌 구실이 없었다. 이 때 생겨나는 ‘직장 없는 자‘들이 무장 조직으로 들어가 활동을 하며 총기를 들게 되었다. 즉, 일종의 테러리스트로 몰락하는 국민이 늘어나게 되어 국가가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여행금지국가는 대부분이 아프리카에 속한 나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행자들은 아프리카에 대해 경각심을 갖기가 어렵다.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가 많이 있지 않으며 여행 자제 지역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부르키나파소 피랍 사건도 이러한 정보의 부재가 낳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 ⓒ아시아경제/한 여행사에서 여행자제 지역,부르키나파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한 유튜버가 황색경보 도시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이 때문에 ‘동영상을 접한 사람들이 모방·호기심 때문에 여행을 가려 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해외 여행사에서도 여행위험지역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 패키지를 팔고 있어서 소비자 주의가 요구되기도 하였다. 피랍인이 구출된 지역인 부르키나파소 여행상품을 판매한다는 광고도 있었다. 여행사들은 대부분 상품을 판매만 할 뿐, 지역의 위험성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흑생경보(여행금지) 지역을 제외하면 여행제한의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를 가리지 않고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험경보 지역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알아보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즐겁게 시작한 여행이 목숨을 거는 위험한 행위로 변질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참고 기사>

"피랍 구출 한국인, 말리로 끌려갔다면? 최악 상황"

https://www.nocutnews.co.kr/news/515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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