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감독이 이룬 최초 여성 우승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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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여자 배구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하 흥국생명)이 여자프로배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대한민국 4대 프로 스포츠(축구, 야구, 배구, 농구) 첫 여성 우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은 2010년 전 GS칼텍스 조혜정 감독 이후 역대 여자배구의 두 번째 여성감독이다. 통합리그 우승은 프로스포츠가 남성의 판이라는 인식을 바꾼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대표부터 에이스로 활약해온 박미희 감독은 국가대표로도 1986년 1990년 두아시안 게임과 1984년 1988년 올림픽에 출전했던 80년대 대한민국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다. 선수 박미희는 센터 포지션에겐 작은 174cm임에도 불구하고 중앙과 양 날개 모두에서 좋은 공격력을 보여줘 만능 플레이어로 ‘코트위의 여우’라고 불렸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땄고 다음 해인 91년 29세 나이로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체육학 석사를 따냈고 2007년 전 KBS 이세호 배구해설위원의 추천으로 대한민국 최초 여성 해설위원으로 V-리그 해설을 시작했다. 국내 첫 여성 해설위원으로 당시 선수 눈높이로 본 해설로 큰 인기를 얻었다. 

 

ⓒ흥국생명

8년의 해설위원 활동 후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4년 흥국생명의 감독의 자리에 앉았다. 이후 전 시즌 꼴찌였던 팀을 4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16-17시즌 비록 통합우승은 실패했지만 정규리그에서 우승해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배구는 6개 팀이 정규리그가 끝나면 플레이오프로 통합리그를 치러 승리하는 팀이 최종우승이다. 이어진 17-18시즌 꼴찌로 추락하지만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을 믿고 재계약했으며 결국 18-19시즌 한국도로공사를 꺾고 통합리그에서 우승했다.

 

스포츠는 오랫동안 남성의 문화로 인식됐다. 때문에 여성감독이라는 자리는 더욱 고달팠다. 박 감독은 여성이 감독으로 성공한 사례도 없어 롤모델을 찾기 힘들다고 인터뷰했다. 또한 여성감독에게 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감독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를 대할 때는 같은 여자으로 심리를 더 잘 꿰뚫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여성감독은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있지만 냉정함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희 감독의 우승으로 여자프로스포츠의 여성감독이 각광받고 있다. 프로배구에선 17-18시즌 현대건 설의 사령탑을 맡은 이도희 감독과 함께 여자 프로농구팀 BNK는 감독과 코치 모두 여성으로 채워 화제가 됐다. 박미희 감독은 앞으로 여성감독을 평가할 때 ‘여성’이 빠진 평가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런 박 감독의 마음처럼 여성감독들이 자유롭게 코트 위에서 능력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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