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에 대해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자세

▲ 출처: 한겨레

서울 지하철 4호선의 임산부 배려석 표시마크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7개의 칸 모두 엑스자로 그은 훼손의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혐오문제로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싼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다.

정부는 2013년 임산부 배려석 설치 당시, 명칭에 맞게 배려석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누구나 앉을 수는 있지만 임산부를 위해 배려하자는 취지로 홍보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6년 8월 노인에게 폭행된 임산부 문제가 논란이 되며 정부는 ‘비워두기’의 취지로 홍보방법을 바꾸었다. 이를 둘러싼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뉜다. ‘배려석이지 지정석이 아니다.’,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면 되지 않느냐’, ‘일반인도 앉을 수 있다’는 취지와, ‘말을 해도 비켜주지 않는다.’ ‘이제는 말 걸기도 무섭다.’ ‘비워두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견해는 성차별이라는 문제로 확산되었다. 임산부 배려석 자체가 남녀 성불평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 출처: 파이낸셜 뉴스

젠더문제로 확산된 임산부 배려석은 공포가 감돈다. 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기라도 하면 일부 여성들은 그것을 문제 삼아 사진을 찍고, 커뮤니티에 퍼트린다.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성 불평등의 입장을 내세워 임신이 벼슬이냐는 등의 임산부 혐오발언을 일삼고 있다. 이는 임산부 배려석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있어도 시선이 두려워 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임산부 배려석은 말 그대로 배려석이라 법적으로 처벌의 근거가 없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이런 논란에 대해 ‘배려하자’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임산부는 임산부 나름의 고충이, 일반인은 일반인 나름의 불편함이 존재하는 것이다.

 

임신에 대한 문제가 젠더문제로 확산된 이유에는 임신무지가 존재한다. 임신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알고 있다 하여도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를 통해 성교육을 받지만 주입되는 정보가 한정적일뿐더러, 학습 환경이 잘 조성되지 않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기에 문제가 많다. 우리 사회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성숙되었기에 임신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일수 있다. 임산의 고충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배려의 횟수도 증가되지 않을까. 또한, 우리는 배려석이라는 명칭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간간히 일부 임산부들과 일반인들이 배려석을 지정석으로 생각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지정석이라는 개념 안에 갇혀 배려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누구나 당당하게 임산부 좌석을 이용하고, 배려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해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비워두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왜 비워두어야 하는지, 임신의 고충이 얼마나 큰지를 제대로 홍보하여 ‘배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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