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북한을 빨갱이라고 부르라 했는가

반공영화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그리고 그러한 지배 이데올로기를 심기 위해 즉 대중들에게 반공이념을 주입시키기 위해 영화라는 매체를 적극 이용한 한국전쟁 이후 출현한 개념이다. 주로 우리나라에선 군대와 경찰과 같이 국가기구들이 한국전쟁이후 소련, 중공군 그리고 북한에 대한 담론을 전유했다. 이는 반공주의 이념을 생산하게 했고 이후 단체나 개인들이 이를 확산시켰다. 여기서 영화가 중요한 매체로 작용했다.

▲ 출처: 한국일보 

국가는 왜 반공영화를 제작 유통시키는데 개입했으며 그것이 왜 필요했는가? 우선 반공영화가 나오게 된 이유는 반공주의를 대한민국과 국민들 정체성으로 확립시키기 위함이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자신들 손아귀에 대중들을 쥐고 있기 위해서이다. 즉 정치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서, 굳이 무력과 군대를 동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북한은 나쁘고 한놈이라도 더 죽여야 할 집단들 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 놓으면, 국가와 의견을 달리하거나 저항할 때 북괴를 언급하며 이를 잠재울 수 있기도 하고 국민들의 눈을 돌리고 모두 중공군의 잘못이며 그 앞에서 꼭두각시가 된 북으로 잘못을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국가가 직접 나서서 반공영화를 만들고 대중들을 조종하려는 것은 정치적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사고와 비판적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게 만들려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반공주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이분법적 논리이다. 반공영화의 진행과정 그리고 이게 어떻게 대한민국 정체성이 되었느냐의 시초가 이분법적 논리이기 때문이다. 주요 매체인 영화를 통해 공산주의의 이념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말도 안되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은 적이다 나쁜놈 물리쳐야 할 대상임을 강조함으로써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특정 단어와 이미지를 반복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북한군은 소련의 꼭두각시,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주체, 우리나라와 유엔군은 인류를 위해 희생하는 인류애 넘치는 집단으로 각인 시킨다. 결과적으로 이 과정을 통해 적 과 인류애 라는 흑백논리가 적용되게 되고 사람들은 이분법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반공주의의 이분법적 논리가 중요하면서도 위험한 이유는 사람들이 여기에 빠져서 회색지대는 전혀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반공주의와 반공영화가 1950년대 대중들의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고 전해내려왔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정치에도 여전히 영향을 끼친다.

▲ 출처: 네이버 공식 지식백과

예를들면, 현재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과거 정부보다 훨씬 더 유연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좌파성향의 사람들은 북괴측에 다 퍼다준다라는 발언으로 과거 뿌리깊이 반공정서에 담겨있는 대중들을 선동하기에 이른다. 이는 정부가 의도한 바를 방해하거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것이 너무나도 쉽게 가능한 이유는 과거 여러 가지 반공영화에 노출된 사람들의 정서가 아직까지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반공영화는 처음에는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다가 점차 서사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발전 해 왔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공산주의는 허구이며 나쁜 이미지로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가 미국 영화를 볼 때 흑인이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폭력범 마약범 등 범죄와 연루 된 캐릭터로 볼 것이다. 영화 속 러시아인들의 경우 50년대의 소련의 이미지로 고착화 되어 캐릭터 또한 그렇게 비춰지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했고 캐릭터의 다양성이 훨씬 더 풍부해 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 나라와 국민의 특징을 영화에서부터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반공영화 또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원하는 정서를 주입하고 이를 영화화하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들 끼리 혹은 단체끼리 공유하고 전달하며 반공정서가 퍼져나가는 것이다.

조금 더 현대로 와서 생각해 보면 201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영화가 많이 나와있다. 예전처럼 사실이 아닌 것을 포장하고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또다른 수단으로 세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여전히 비슷한 맥락의 영화가 상영된다. 따라서 반공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조종당하거나 이에 선동되어 정서를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비판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 반공영화가 어떻게 사람들의 정체성을 물들였는지 그 과정을 알고 영화 뿐만 아니라 어떤 미디어와 뉴스를 받아들일 때 어떤 문화와 정치 그리고 전체적인 맥락속에서 내가 그 현상을 보고 있는지 스스로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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