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rketing Arcadia

‘통계’라 하면 숨이 턱 막힌다. 복잡한 숫자와 내용이 얽혀 범접할 수 없다고 느낀다. 전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만 여겼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통계방법론’ 전공을 듣고선 생각이 바뀌었다. “아, 이게 관련이 없다고만 치부할 순 없구나.” 흔히 ‘사회과학’은 정답이 없는 학문이라 일컫는다. 하지만 그 속에도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선 사람의 생각을 알 필요성이 있다. 그때 ‘통계’가 빛을 발한다. 통계적 활용을 통해 다수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류성진 교수님의 권유로 ‘한국종합사회조사(Korean General Social Survey)’에 참여하게 됐다. 이 조사는 한국 사람들이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예컨대, 정부와 기관에 대한 신뢰도부터 정부 정책 선호도, 소득수준, 지지하는 정당, 종교의 유무 등 종합적이며 광범위하다. 고급스러운 아파트부터 허름한 판자촌까지 곳곳을 누비고 족히 수백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다. 갓난아기를 시작으로 어린아이, 학생, 주부, 어르신 등 누구 하나 다양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일일이 만나며 이야기를 하나씩 기록했다. 풍문으로만 접한 내용을 두 눈앞에서 생생하게 접하니 새롭지 않을 수 없었다.

▲ 2018 한국종합사회조사 활동사진

학기가 마무리될 즈음 통계적 감각과 안목을 시험하고자 ‘사회조사분석사 2급’ 시험에 도전했다. 전공 수업이 기초가 되다 보니 수월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한 달 정도 준비를 하여 현재는 필기에 합격한 상태로 실기 시험을 앞두고 있다.

우연히 접한 한국종합사회조사를 통해 리서치의 매력을 느꼈다. 리서치를 ‘업’으로 삼아도 될 것 같았다. 이와 관련해 리서치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보충하게 됐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인터뷰: 사회학과 이승협 교수님)

 

Q1. 리서치 회사로 어떻게 하면 진출할 수 있나요?

리서치 회사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대학원 진학 후 석사 학위 취득
통계방법론을 활용한 논문을 작성해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다. 대형 리서치 회사는 공채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는데 이때 자격 요건이 석사인 경우가 많다. 리서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구‧분석 직무에는 석사 학위 이상 소유자가 많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 후 석사 학위로 리서치 회사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2) 소규모 리서치 회사에서 경력 쌓기
규모가 큰 리서치 회사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라긴 힘들다. 한 사람이 연구‧분석도 진행하면서 실사도 도맡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에서 3년 정도 단련을 하면 어떤 현장이든 즉시 투입해 활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때 대규모 리서치 회사로 이직하거나, 일반 기업의 마케팅 부서로 전직이 가능하다.

(3) 한국조사협회 청년취업아카데미 수료
학부생으로 대규모 리서치 회사에 진출이 가능한 통로이다. 한국조사협회가 운영하는 청년취업아카데미는 조사협회에 소속된 여러 개의 리서치 회사와 함께한다. 교육을 모두 수료하면 리서치 회사와 채용연계까지 진행한다. 취업률은 보통 80∼90% 수준이다.

Q2. 리서치 회사의 근무 조건이 궁금합니다.

한국갤럽, 한국리서치, TNS Korea 등 메이저 리서치 회사는 초봉은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초봉 수준 정도 됩니다. 재직 10년 차가 넘어가 차장이나 부장이 될 경우 연봉 1억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소규모 리서치 업체는 신입사원의 연봉이 2천만 원 중‧후반에 머무르거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9월부터 12월까지가 가장 바쁩니다. 대게 1년 이내의 단기 프로젝트가 많아 연말에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엔 야근이 잦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Q3. 대학원 진학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단순히 취업을 목적으로 한다면 대학원 진학을 권하진 않습니다. 일례로 학사로 졸업한 뒤 소규모 리서치 업체에서 3년 정도 경력을 쌓아 한국갤럽 실사부서에 있는 한 학생이 있습니다. 나중에 공부의 필요성을 더 느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4. 꼭 서울에 가야 하나요?

사실상 서울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지방에도 몇몇 리서치 회사가 있기도 하지만, 경력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리서치 업계로의 진출을 마음먹었다면 서울 생활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봐야 합니다.

Q5. 마지막으로 리서치 업계 진출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학부생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TOEIC 성적, 기업의 마케팅 부서나 리서치 회사의 인턴을 했다든지 아니면 리서치 관련 경험이 있으면 좋습니다. 또한, 사회조사분석사 2급 자격증 취득이 유리하다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학부 시절 리서치에 관심이 있었고 최소한의 통계 툴을 활용할 줄 안다는 어필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부족한 점을 알게 됐다. TOEIC 성적과 사회조사분석사 2급 자격증의 필요이다. 방학을 활용해 두 가지 모두 수준에 맞게 취득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취업아카데미에 지원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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