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이야기

 미국은 워낙 땅이 넓기에 관광지로 이동하는 시간이 매우 길었다. 이동하면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면 끝없는 초원이나 사막이 대부분이었다. 시험 기간인 지금 그때의 사진을 다시 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것만 같다. 당시에는 끝없는 풍경이 지루하기만 했지만, 또 언제 그 풍경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효린

 유흥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들은 단순히 잠자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쇼핑, 공연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베네시안 호텔은 베네치아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실내지만 실외 같은 공간. 들어서는 순간 저절로 감탄하게 되는 곳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2층버스 야경투어는 꼭 추천한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한 이 투어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효린

 그랜드캐년에 가게 된다면 경비행기 투어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이 대자연은 정말 황홀하다. 하늘과 땅 두 곳에서 그랜드캐년을 바라봤는데 위에서 본 이곳이 더 감동을 줬던 것 같다. 같이 여행을 간 지인은 엔텔롭캐년을 갔는데 사진 하나하나가 모두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살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엔텔롭캐년이었다. 비록 이곳을 가보진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다음에 재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기에 이른 시간 숙소에서 나와 사람이 많이 없을 때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간대를 잘못 잡으면 사진 찍는 줄도 어마하게 길다.

ⓒ이효린

 이곳은 작은 광산마을인 오트맨이다. 미국 서부개척 영화에서 많이 봤을 법한 그런 마을이었다. 많은 당나귀가 자유롭게 걸어 다니고 있는 곳이다. 종종 가게 상인들이 당나귀가 먹는 간식을 먹여줘 보라고 주기도 했다. 꼭 방문해야 할 관광지라고 보기보다는 긴 이동시간에 잠시 머물러 가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효린

 대략 서울의 3배 크기 정도인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피톤치드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여유롭게 걸으면서 힐링하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조용히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작가들이 이곳에 방문하면 며칠씩 머무르다 가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에는 가끔 낙석이나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한번 산사태가 일어나면 복구를 빨리하지 않기에 들어가고 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하고 방문했으면 좋겠다.

ⓒ이효린

 샌프란시스코는 참 매력적인 곳이었다. Golden gate bridge를 직접 걸어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길었지만, 사진도 찍고 얘기하면서 걷다 보니 금방 건널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거리에 나열된 알록달록한 집들이었다. 대부분 파스텔 톤으로 나열되어 있어 색감이 너무 예뻤다. 이곳에는 트램 같은 케이블카가 있다. 신기했던 것은 케이블카가 종점에 도착하고 다시 돌아가려고 돌릴 때 수동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도착지에 멈출 때도 앞뒤에 있는 직원분들이 수시로 종을 쳤었다.

 UCLA대학교에서 한국인 학생도 만났었다. 같은 대학생이지만 나와는 다른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었다. 막상 대화를 나눠보니 그분도 우리와 다를 것 없는 대학생이었다. 영화에서만 보던 미국이었기에 더 많은 기대를 하면서 방문한 것은 사실이다. 화려한 건물들을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화려한 건물들은 많지 않았다. 영화에서만 봤던 미국,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있었던 것 같다. 다음번에는 이런 생각을 떨치고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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