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전시장에서는 정기엽 작가의 '제주예수(Jeju's Jesus)'가 설치되어 있었다.

▲ ⓒ 김란희

붉은 색 LED와 삼다수 통을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 관객이 직접 누워보게 하기를 의도하였다.

왜 수많은 물중에 삼다수일까, 작품명은 단순 '삼다수'는 제주산이니까일까?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 옆에는 자본에 의해 당하는 일방적 희생과 4.3사건 희생에 대한 속죄를 원하는 모습에서 제주 지역을 기리기 위해서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작가의 노트>에 따르면,

'한국 도시의 야경에 붉은 십자가들은 마치 거대한 묘지를 연상케 하는데, 자본에 의해 물을 빨리는 자연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인간에게 아직도 피를 빨리는 예수와 비슷한 처지인 듯하다.', '붉은 십자가를 이제는 내려야한다는 것을 모니터에 세워지는 관객의 예수상에 빗대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라고 표현하였다.

직접 십자가 모양 위에 누워보면 불안하고 불편할 것같다는 생각과 달리, 오히려 침대보다 더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무교에 가까운 불교라 기독교와 천주교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십자가에 메달린 예수의 모습과 마치 십자가에 달린 것 같은 나의 모습이 어느정도 대비된다고 생각을 하였다.

 

▲ ⓒ 김란희

 

▲ ⓒ 김란희

 

▲ ⓒ 김란희

3 전시실에서는 정기엽 작가의 '닥쳐올 내일들이 나는 이미 그립다(2019)'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두운 공간에서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우산으로 빛을 확산시킨다. 그리고 가습장치가 계속해서 올라오는 것이 우리의 내일들을 보여주고 있다는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터 영상에서는 다양한 원과 동영상을 실행하는 모습 등 오랫동안 시선을 뺏겼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프로젝터의 광원이 스크린 벽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찰나보다 짧다. 하지만 나는 그 사이의 공간에 주목한다. 부유하는 안개 속을 통과하는 빛은 허공과 스크린 벽에 동시에 이미지를 남긴다. 찰나의 이미지는 저녁노을처럼 길게 늘어져 점은 선이, 선은 면이, 면은 기둥이 된다. 안개의 움직임에 따라 차고 기울고 멀어졌다 가까워지며 흘러내리고 소용돌이친다. '라고 표현한 부분이 있다.

이 글을 통하여 작가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시간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까 많은 생각을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빔 프로젝터 빛에 반사된 우산이 미래를 내려보는 것 같기도, 현재 지금을 보는 것같기도 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제같은 오늘을, 오늘같은 내일을 보내고 있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닥쳐올 내일이 그립다'고 표현한 것일까? 시간은 느리게 흐르기도 하고, 빠르게 흐르기도 한다.

사실 두 작품 모두 아티스트가 의도대로 해석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을 감상하고 설명을 읽을 수록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 언젠가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 생각을 독창적으로 풀어내는 힘을 기르고 싶다.

 

 

참고 - http://www.bongsanart.org/performance/sub2_2.html

https://blog.naver.com/fksgml3223/2214938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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