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KTX를 타고 포항으로 떠났다.
어렸을 때 가본 포항을 몇 년이 흐르고 다른 누군가와 가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기차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기차를 탈 때가 제일 여행가는 기분이 나는 것 같다.
정말로 어딜 떠나는 기분, 도시의 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시골의 풍경을 보면 내 마음도 참 여유로워진다.

그렇게 포항에 도착하여 먼저 포항사람의 추천으로 죽도시장에서 칼국수를 먹기로 하였다.
원래 여행은 먹으면서 즐기는 게 아닌가?
칼국수를 먹으면서 느낀 점은 어느 시장이든 칼국수는 다 맛있구나.
시장에서 먹는 칼국수는 맛이 보장된 것 같다. 그리고 양은 정말 말할 것도 없이 너무 많았다.
정말 시장의 인심이 후하다는 말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아침으로 먹는 빵이 후회될 정도로.

▲ ©손유정

그렇게 배부른 상태로 바다가 보이는 카페로 향했다. 정말이지 배에 디저트 배가 따로 나눠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카페에서 바다를 보는데 나중에 늙어서 이런 카페를 차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하는데 이런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또다시 배를 채우고 영일대로 향했다.
도착해서 모래사장에서 그냥 걸어가는데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사람도 많지 않고 날씨도 따듯하고 바다를 보기 참 좋은 날이었다. 그냥 좋았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본 것도 참 오랜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걸어서 그런가?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소소한 행복이었다.

▲ ©손유정

 

그렇게 바다를 보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여행할 때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지나가고 여행의 마지막은 아쉽다.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 여행 속에서 바다는 내 기억 속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바다는 언제봐도 기분 좋아지는 것 같다. 2학년 2학기의 바쁜 하루 속에서 잠시 떠난 여행은 큰 에너지가 되었고 학기가 끝나면 다시 바다를 보러 떠나고 싶다. 다음의 나의 여행지는 어디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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