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밤에>

<춘천, 춘천>이라는 영화가 너무 좋아서, 당연히 기대했던 작품이다.
장우진 감독님 특유의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고, <춘천, 춘천>의 이야기가 어딘가 이어지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집중해서 보려고 노력했다.

<춘천, 춘천>에 나왔던 흥주가 아내 은주와 함께 30년 만에 춘천 청평사를 찾는다. 그곳에서 은주는 휴대전화를 잊어버리게 되고, 30년 전 하룻밤을 보낸 곳을 다시 찾게 된다.

사실 <춘천, 춘천>은 GV(관객과의 대화)도 봤고, 영화도 여러 번 봤지만, 여전히 감독님이 의도하신바 혹은 관객들에게 요구한 바를 100% 이해하진 못했다. 물론 이것이 장우진 감독님 영화 특유의 느낌이라 그것마저 좋았다.
이런 <춘천, 춘천> 이후의 영화라서 그런지, <겨울밤에>가 더욱 좋다.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두 영화를 통해 보고 배웠다.

©네이버영화

이번 <겨울밤에>에서 내가 느낀 것은,
우선 여주인공 은주가 남편 흥주와 있을 때와 젊은 남녀와 있을 때의 느낌이 달랐다.
남편과 있을 때는 굉장히 수동적이고 말이 없다. 그런데 젊은 남녀와 있을 때, 혹은 혼자 있을 때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은주 역을 맡은 서영화 배우님께서 말씀하신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한 관객이 “휴대전화를 찾으러 밤늦게 절을 찾은 은주에게 스님이 새로 사면 되지 않느냐고 한 것에 은주가 ‘그것은 제 것이 아니잖아요.’라고 답변하는데 그것의 의미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자 배우님은 물건을 처음 산 그대로의 상태와 그것을 만지고 때 타며 정든 그 이후의 물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은주는 잃어버린 휴대전화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한다. 자신의 ‘삶’이 추억된 것을 찾기 위해.
영화를 보고, 질의•응답을 지켜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인가에 저토록 집착하며 매달린 적이 있었던가 생각하며 고민했다. 그리고 아마 이 고민은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뒤에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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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께서는 춘천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영화에 담고 싶다고 하셨다. <춘천, 춘천>은 가을, <겨울밤에>는 춘천의 겨울을 그렸다. 장우진 감독님의 춘천 시리즈의 다음이, 무척 궁금한 GV(관객과의 대화)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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