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Carol, 2015)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들이 몇 있다. 가령 '러브레터'라던지, '이터널 선샤인'이라던지. 계절을 닮은 영화는 그 계절이 찾아왔을 때 우리의 마음을 다시 콕콕 들쑤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사랑의 범주를 벗어난 겨울 로맨스 영화 '캐롤'이 그렇다.

 

▲ ⓒ캐롤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장난감 코너에서 일하던 테레즈는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에게 처음 만난 순간부터 강하게 이끌린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가 진짜 운명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사랑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는데 가장 일반적이고 대중화된 유형은 이성간의 사랑이다. 필자 역시 이성애자여서 동성간의 사랑은 뒤로 배제시킬 때가 많았다. 캐롤은 그런 동성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사회 통념과 맞지 않기에 동성간의 사랑은 우리 사회에서, 특히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는 큰 질타를 받는다. 그 뭇매가 두려워 쉽사리 커밍아웃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마 태반일 거다. 그들의 세계를 잘 모르는 우리기에 가끔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쉽게 말하곤 한다. '동성끼리 연애를 하면 더럽다.'. '성병 걸릴 것 같다.' 아마 동성연애에 관련한 이야기나 기사를 보면 늘 있는 댓글일거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기에 우리는 쉽게 판단을 내리고 쉽게 떠들며 쉽게 기정사실화 시킨다. 과연 우리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캐롤

캐롤은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심어져 있던 색안경을 벗겨줬다. 더럽다, 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나도 모르게 가끔씩 동성간의 사랑을 볼 때 어떻게 동성에게 끌릴 수 있지?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캐롤은 예쁜 영상 색감과 화면으로 동성의 사랑도 이성의 사랑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줬다. 물론 영화적인 면에서 미화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시중에 널려있는 이성간의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도 현실의 사랑보다 조금 더 아름답게 포장시켜준 것이니 그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캐롤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꽤 크다고 느꼈다.

실제로 외국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80%는 양성애자고 나머지 20%중 10%만이 이성애자며, 남은 10%만이 완전한 동성애자라고 했다. 세상에 만연한 이성간의 사랑은 어쩌면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 물든 채 따라가버린 순종적인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보곤 한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선물같은 영화, 캐롤이다.

 

출처 - 줄거리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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