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과 드라마 두 장르의 정점을 찍다.

이우정이란 이름을 생소해하는 사람은 많더라도 이 작가의 손을 거친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녀의 작품 활동은 시대와 세대를 상관없이 늘 화제가 되어 오고 있다.

처음부터 그녀가 방송작가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니었다. 숙명여대 무역학과를 졸업하였으나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mbc 아카데미에서 작가교육을 받아 파일럿프로그램 (정식으로 발표되기 전에 제작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에피소드) 작가활동을 하게 되었고 능력을 인정받아 kbs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그때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을 통해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PD와 만나게 된다.

▲ ⓒ경향신문

이러한 만남은 우리의 웃음과 눈물을 책임져줄 프로그램 제작의 도화선이 되었다. 1박2일, 꽃보다 할배, 신서유기 등을 나영석pd와 작업하였고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깜빵생활을 통해 드라마 작가로서 신원호pd와 함께 작업했으며, 이명한pd는 tvN 제작기획총괄국장으로서 이들의 제작활동을 지원해오고 있다.

들어본 이름들이 나오니 반가울 것이다. PD는 총 책임자 이다보니 대중에게 익숙하고 공로를 상대적으로 쉽게 인정받는다. 그러나 방송 작가가 하는 일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위기다.

예능작가가 하는 일은 과거에는 거의 음지에서 예능을 제작하는 것에만 국한되었다면, 요즘은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프로그램 대본집필 뿐만 아니라 기획, 편집 까지 영향을 끼치는 스토리텔러 인 것 이다. 이렇게 된 것은 예능작가라는 직업 특성상 다방면에 대한 경험이 많다는 것과, 또 늘 대중의 공감대를 염두에 두고 작업한다는 것이 자질로서 중요하게 어필되기 때문이다.

▲ ⓒnewstage

방송작가인 그녀는 업계에서 어떻게 평가될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이명한pd는 그녀에게 부지런하고 객관적이며 냉정한 면이 있다고 했다. 자기가하는 프로그램의 모든 피드백, 기자들이 쓴 리뷰까지 굉장히 많이 보며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전략과 방향성을 찾는다고 한다.

이러한 의견은 동료 작가들도 같은 맥락을 보인다.

1박2일을 같이한 최재영작가는 '누구보다 낮고 깊게 일하는 작가' 라고 칭하였다. 그녀는 출퇴근 할 때 가장 나중까지 남아있던 동료였고 그 정도 명성을 얻으면 자연히 현장에서 몸을 뺄 수도 있는데 언제나 스스로 무릎을 꿇고 현장을 지켜보는 정말 열심히 하는 작가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증언들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전하며 귀 기울이는 자세가 그녀에게 존경받을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tvN

Kbs예능작가로서 정점을 찍고 있던 그녀가 tvN으로 이직 후 드라마를 쓴다고 했을 때 나영석pd는 "무슨 드라마냐? 같이 예능이나 하자" 라며 말렸는데 이때 이우정은 "우리가 언제 성공, 실패 따져가며 일했어? 재밌을 거 같고 꽂히면 하는 거지. 1박2일 시작할 때 성공할 줄 알았나 뭐. 그냥 우리끼리 즐거워서 한 거잖아." 라며 끝까지 고집했고 그래서 나온 작품이 '응답하라 1997'이었다. 드라마 작가로서의 깃발도 단숨에 정상에 꽂아버린 것이다.

이러한 일화로 부터 알 수 있는 것은 도전정신과 함께 밀고나가는 추진력이 그녀가 가진 장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뛰어난 관찰력과 이를 캐릭터로 승화하는 능력, 소소한 일상에서 공감 가는 내용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빼어나기 때문에 장르를 불문하고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결국 자신의 노력과 열정이 결과로 보상받게 될 것 이란 걸 알기 때문이 아닐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란 말이다.

▲ ⓒ시사저널

그녀와 같은 커뮤니케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우정 작가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최소 10년을 버틸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상과 인간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은 필수이고 사람들과 서슴없이 친근해질 수 있는 친화력도 중요하며, 또 예능이라고 해서 그저 웃고 떠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름의 철학과 생각을 갖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시트콤장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 이우정 작가.

이 처럼 대중으로 부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커뮤니케이터의 좋은 자세가 아닐까 싶다.

 

<참고자료>

주간조선- 응답하라 이우정작가

시사저널 - 방송사 ‘비밀 병기’예능 작가들이 사는 법

경향신문-‘응답하라’·‘꽃보다’ 잇달아 성공시킨 파워작가 이우정…캐릭터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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