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소수자들'을 읽고

소수자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당신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범주는 어디인가? 보통은 인종적인 측면에서 차별받는 무리를 떠올리거나, 성 소수자를 떠올릴 수 도 있으며, 혹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사회속의 소수자들은 하나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 중첩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소수자는 단지 수적 소수자란 뜻이 아닐 때도 있는데 이를테면 지적 소수자들이 이에 포함된다. 그들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하는 자기결정권이 미약하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 ⓒ경향신문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성욕을 가진 인간의 근대적 양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의 사랑은 언제나 사회적 요인을 동반하기 때문에 욕구와 통제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게다가 그것이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규범에 어긋나는 일탈적 형태라면 그 갈등은 더욱 강해질 것 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 동성애와 매춘문제로 언급하였다.

전통적인 젠더역할을 뒤집어엎은 영국의 남성 동성애자인 ‘몰리’와 여성 동성애자인 ‘토미’에 향한 사회의 태도변화를 알아보고, 당시 영국사회에 나타난 남성성에 대한 규정의 변화와 연관시켜 그들이 왜 소수자로서 격리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르네상스기 피렌체의 매춘정책을 통해 도덕적 비난을 거두지 않고, 권력의 통제를 고발한다. 또한 남성 과시적 문화의 희생양이 된 성적 소수자이자 경제적 소수자인 매춘여성의 삶을 서술한다.

▲ ⓒ한국일보

2부에서는 신앙과 인종과 사상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한 다양한 집단 혹은 개인들의 이야기에 대해 서술한다.

어떤 신념에 투철한 사람들은 투쟁적이라는 점에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안주하거나 탁상공론만 펼치지 않고, 그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에 맞서려 한다. 즉, 원하는 것을 사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당시의 변화를 위한 개혁에 실패하지만, 종종 후대에 와서 선구자의 영광을 얻는 경우도 있다. 지적 소수자라고 불리는 그들 중 16세기 이탈리아 사상가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반기독교적 사상을 지녔다는 죄목으로 화형당한 이다. 그들의 창조성과 독창성 덕분에 역사의 진보가 이루어 졌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 ⓒ외교부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묻는 글들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소개되는 이들은 소수자와 비소수자의 경계를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역사적 사례로 현대 프랑스 사회의 유대인을 들었다. 반유대주의의 희생자라는 방패 뒤에서 오랫동안 의문의 여지없이 소수자로 간주되어온 프랑스의 유대인들이 진실로 소수자인지를 묻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전의 핍박 받던 유대인은 더 이상 소수자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사회, 정치, 언론,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는 또 하나의 소수자를 공격하는 그들은 혹시 소수자이되 특권적 소수자는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과 조건에 관계없이 이기적이고 권력지향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가끔 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것을 잊는 순간 우리는 더더욱 이기적이게 될 것이며, 이것은 또 다른 소수자를 낳는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세계일보

이 처럼 우리 역사 속에서는 수많은 소수자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우리는 왜 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할까?

소수자라는 틀을 만든 것은 결국 사회적 문화와 인식이 근본적 원인이었다. 즉, 소수자들이 그렇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만들어진 결과이지 그들의 어떤 자연적 성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우리는 그들에 대한 배려의 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 와서는 소수자라 칭하지 않는 무리를 과거에는 소수자로 분류했고, 혹은 그 반대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반성을 하기도 한다. 역사속의 소수자들을 보고, 여태껏 지녀왔던 이기적인 인식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이 책은 “나 역시 소수자라는 범주에 속해 있을까?” 라는 자문(自問)을 남기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이들과 다르지 않은 소수자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속 공자의 ‘역지사지’를 품고 윤리의 척도로 삼아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서적- 역사속의 소수자들

세계일보- [편집장과 한권의 책]우리도 언제 어디서든 소수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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