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교과서 - 노무현 지음

▲ ⓒ노무현재단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라를 위해서,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 생각하고 고민한 故 노무현 대통령님의 노력의 흔적이 남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끝맺음이 없다. 끝맺을 수 없다. 온전히 그가 계획한 글의 흐름대로 말이다. 추후, 국정운영에 필자의 생각과 분석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부터 기록되기를 원했기에 시작했을 것이다. 많은 부담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많은 것들을 담고 있었다. 노력이 보였고, 배려가 보였다. 다양한 시각에서 현재(글을 쓸 당시의)를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참 아이러니하다. 어떤 기준으로 능력의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누군가는 ‘참 좋았던 대통령이었다.’,'국가 운영을 못했던 대통령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모두 각자가 갖는 견해는 다르겠지만 다수든 소수든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 듣기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철저히 무시하거나 극도로 수용하여 모든 것이 아예 들리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본다.

▲ ⓒ네이버 책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통령의 국가 운영의 결론은 ‘경제’다. 서민들은 먹고살기에 바빴고 항상 돈에 얽혀 있었다. 돈이 핵심, 중심이 됐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평가할 때 경제 성장을 보고 판단했다. 다른 자질들은 철저하게 무시됐다. 사소한 노력과 변화는 성과라고 볼 수 없었다.
 과연 경제 하나로 ‘대통령의 자질’이 평가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물론 경제는 삶을 운영하는데 큰 영향력을 미친다.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
 변화라는 것은 한 가지의 변화로 일어나지 않는다. 얽히고설켜 있는 것들이 모두 해결돼야 한다. 변화를 꾀하는 것은 완전히 없애버리거나 전체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하나가 발명돼야 가능할 것이다.

 말로는 정말 쉬운 ‘변화’라는 것이 쉬운 것일까?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 사소한 습관 하나를 고치기 위해서 노력한다 해도 이미 상당 기간 동안 학습돼 있고, 행동이 이미 우리 몸에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힘겨운 도전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앞에 닥쳐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상황들에 대해 이기적으로 생각한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다. 자신이 해당되는 부분, 개인의 이익만을 바라보고 추구했다.
 문제의 근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경제 성장을 이뤄 낸다고 해도 또 다른 불만이 나오기 십상이다. 뭐 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다. 좋다고 하는 사람이 존재함과 동시에 반대하며 싫어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할 수 없다. 쉽지 않다. 경제 성장을 요구하고, 바라며 평가하는 것은 억압이고 강요다. 이를 이겨 내기엔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한없이 작고 약했을 것이다. 그가 끝까지 임기를 모두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의 사상과 이념에 공감하고 신뢰한 서민들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또 하나, 책 속에서 제기했던 질문이 하나 있다. “정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질까? 정권이 바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이 바뀔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다수의 의원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야당 의원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진보적 성격을 띠고 있는 정당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분리한 상황이다. 대통령의 뜻대로 변화를 하거나 발전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적 색을 달리하기 때문에 여당에 우호적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 사상이 다르다고 해서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이 흐려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더라도 좋은 아이디어를 주장한다면 그 의견을 존중해주고 찬성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바람직한 역할이다.

 하지만 적대적인 위치에 놓여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으로 반대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어느 곳에서든 흐름을 잡아주는 반대편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정당치 않은 방법으로 타인의 의견이나 생각을 반대하는 것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지금처럼 여당과 야당이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평가하고, 변화를 반대하며 서로 물고 뜯기에 바쁜 삶을 추구한다면 정권이 바뀐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 안의 의원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금과 별다를 바 없이 서민들은 항상 부족함에 목말라할 것이고 기득권층은 호의호식하며 살 것이다. 또다시 비리의 굴레로 빠져들 것이다.

 우리는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 한계가 존재한다.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참모 한 명이 존재했었고, 존재한다면 우리나라를 믿고 맡길 수 있지 않을까.

 책임감 없이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다. 책을 쓰기 전 길이 남을 걸작을 만들어 보자는 그의 포부와 달리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짐들이 벅찼다는 것을 보여준다. 힘들었을 것이다. 막막했을 것이고, 지쳤기에 모든 것을 남겨 두겠단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

 그의 기록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기록되었고, 기억했다. 언제 일진 모르겠지만 그의 조언과 예견이 우리에게 닿아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오기를 바란다. 또, 그럴 수 있음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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