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피드'

'스피드’라는 제목처럼 영화가 상영되는 115분이라는 시간이 정말 스피드하게 지나갔다. 주인공인 잭이 사건을 무사히 해결할 것인가 심장을 졸이는 사이 영화가 끝이 났다. 오랜만에 집중해서 본 영화여서 영화가 끝나자마자 ‘스피드’에 대하여 검색해보니 90년대 영화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영화 영상의 화질이 최근에 본 영화보다는 질이 낮아서 조금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기껏해야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영화일 것이라고 예상했지 1994년도에 개봉한 영화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라고 해도 충분히 흥행했을 만한 영화인데 1994년도에 개봉한 영화라고 하니 개봉 당시에 ‘스피드’가 대 흥행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또 1994년 미국 영화산업의 발전 정도에 매우 놀라웠다. 그동안 미국이 우리나라의 영화보다 기술적으로 많이 앞선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쉽게 인지하고 실감하지는 못했었다. 앞서있는 수준의 정도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롱테이크 기법부터 화려한 액션 연기와 그 연기를 담은 편집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 ⓒ네이버영화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랐던 부분이 있다. 지금은 종영했지만 매주 토요일 즐겨 봤던 ‘무한도전’에서 몇 년 전에 특집으로 진행했던 ‘스피드’가 이 영화를 모티브 한 것이란 사실이다. 이를 나는 영화를 검색하면서 비로소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저 재밌는 특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영화를 모티브 한 것이었다. 버스에 시한폭탄이 설치되어서 의문의 목소리가 명령하는 대로 행동하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이 생생한데 영화를 모티브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의 연출력과 아이디어가 대단하고 놀라웠다.

▲ ⓒ네이버영화

영화 속에서 폭탄을 설치하며 주인공과 경찰, 시민들 모두를 괴롭게 만든 하워드 페인의 모습은 정말 악랄했다. 사람의 목숨을 저렇게도 쉽게 여길 수 있는 것인가, 그는 대체 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벌이는 것인가.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생각했다. 경찰에서 해고가 되어서 악한 감정으로 그런 일들을 벌였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무고한 사람들을 자신의 분풀이 대상으로 삼는 하워드 페인의 사고방식이 위험에 처한 엘리베이터 탑승자들과 버스 승객들에 감정 이입한 나로서는 얼른 그가 검거되기만을 손에 땀을 쥐며 기다렸다. 하워드 페인뿐만 아니라 버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던 방송국 카메라 감독들과 기자들의 모습도 답답했다. 실시간으로 생생한 보도를 위해서 그렇게 촬영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방송으로 중계된 영상을 통해서 하워드 페인이 잭과 버스 승객들을 괴롭히는 모습에 촬영을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피드 넘치는 액션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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