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시나리오

ⓒ네이버 영화 <도어락>

“야, 뭐해? 얼른 들어가자 벌레 들어가!”

“어? 어어”
 

원래 감각이 둔해서 뭔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계속 기분이 찜찜했다. 침대에 누워있고 지은이는 바닥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베개를 껴안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뭐 때문에 이런 느낌을 느꼈을까, 아침에 내가 신발을 갈아신긴 했는데 신발장 문을 안 닫았었나? 화장실 불? 내가 아침에 화장실 불을 켰던가…
 

계속 생각이 꼬리를 물던 도중 도저히 알 길이 없어 그냥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베개를 만지작거리다 침대에 앉아서 열심히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지은이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지은아,”

“응? 왜?”

“오늘 우리 집 뭐 이상한 거 없지? 평소랑 똑같지?”

“어? 어…”
 

지은이는 핸드폰을 놓고 주변을 여기저기 둘러보다 제게로 시선을 돌렸다. 야, 왜 그래, 무섭잖아. 라는 말을 하면서 지은이는 몸을 살짝 떨기까지 했다.
 

“아니 나 그런거 잘 못 느끼잖아. 근데 오늘은 진짜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아서…”

“에이, 네가 덤벙대도 문단속은 엄청 잘하잖아. 네가 오늘따라 더 예민한 거 아니야?”

“그런가…”

“그렇겠지, 어? 떡볶이 왔다!”
 

초인종 소리에 지은이가 먼저 일어섰고 나는 여전히 찜찜한 느낌을 감추지 못한 채 떡볶이를 먹었다.

지은이를 보내고 혼자 남은 채로 집에 멍하게 있는데, 네가 예민한걸 거라고 말했던 지은이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그래, 시험기간이 겹쳐서 내가 예민한 거겠지… 그냥 넘기자 싶어 침대에 누워 지은이가 선물해준 곰 인형을 끌어안았다.
 

오늘은 혼자 자기가 무서워 스탠드만 켜고 인형을 끌어안았는데, 어쩐지 느낌이 이상했다. 인형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인형 눈이 왜 이렇게 반짝거리지…?”

매번 안고자던 곰 인형 눈이 스탠드 불빛에 반사되어 빨간 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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