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실상

▲ ⓒ교보문고

 

어느날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느 한 남자가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던 중 눈이 멀어버린다. 그러나 다른 시각 장애인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눈 앞이 우유에 빠진 것처럼 미끈한 색이라는 것이다. 이 남자를 시작으로 다들 똑같은 증상을 보이며 도시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이 멀어버린다, 단 한 사람을 빼놓고. 그녀는 바로 처음 눈이 먼 남자를 진료했던 의사의 아내이다. 국가에서는 눈이 머는 증상을 하나의 전염병이라고 생각하고 눈먼 자들을 전부 외곽의 정신 병원에 수용시켜버린다. 이때 아내도 눈이 먼 척을 하고 남편을 따라가 그 병원 안에서 지내게 된다. 그렇게 점점 한 나라 안의 사람들이 눈이 멀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아내 혼자만이 눈이 멀지 않는다.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더욱 끔찍하다. 한없이 부족한 음식을 얻기 위해 경쟁하면서 똑같이 눈이 보이지 않는 데도 힘의 원리는 작동한다. 결국 병원 안의 여자들을 성노예로 사용하는 대신 음식을 나눠주기로 하는 것이다. 이것말고도 끔찍한 사건들이 더 많이 벌어진다. 결국 그들은 병원을 탈출하고 집으로 힘든 여정을 거쳐 돌아가 지내는데 갑자기 한 사람씩 눈이 트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눈을 다 떴을 때쯤에 아내 혼자 우유의 바다속으로 눈이 멀어버리게 되며 끝이 난다.

 

▲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

처음엔 왜 아내 혼자만 눈이 멀지 않는 걸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비평가들의 글도 읽어보고 책을 두 번, 세 번 읽어본 결과 아내는 인간의 선한 면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윤리에 어긋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을 상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간이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고찰도 하게 만든다. 눈이 멀었음에도 서로를 돕고 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과연 저럴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품게 하면서 또 한 편으로는 납득이 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확신을 뒤흔드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인간의 본성은 정말 우리가 아는 게 다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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