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서울TV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우리나라는 지난 14일(한국시각)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라운드 경기에서 기성용과 추격골과 황희찬의 동점골에도 불구하고 하산 알 하이도스에게 통한의 실점을 내주며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위 이란에게 승점 7점 뒤진 2위를 기록하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우리나라가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열정은 온 데 간 데 없어졌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수식어를 당당히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밑천이 드러난 것일까? 우리나라는 축구 내적인 부분은 물론이며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무엇일까.

부분 전술 부재

우리나라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들어서면서 지속적으로 부분 전술적인 측면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당장 가까운 지난 카타르와의 경기를 회상해 봤을 때, 수비진에서는 조직력이라는 것이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었으며 공격적인 움직임에 '0'에 가까웠다. 공격 부분 전술의 부재로 인해서 미드필더진에서 공격 전개를 할 때 카타르 선수들의 압박에 당황, 백패스 또는 횡패스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술은 일개 게임처럼 4-3-3이나 4-2-3-1처럼 포메이션만 지정하고 방향키를 조작한다고 해서 통하는 것이 아니다. 카타르 리그에서의 경질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다양한 부분 전술의 부재와 급조된 플랜 B로 인해서 많은 위기들을 초래했으며, 현재는 경질 위기에 놓여 있다. 자업자득이었다

▲ ⓒ연합뉴스

선수단 장악 문제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는 했다. 텔레비전으로 우리나라의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팬들에게도 느껴졌다. 특히 지난 호주와의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과 가장 최근에 열렸던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예시로 들 수 있었다.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막바지에 곽태휘가 온전히 자신의 판단으로 중앙 수비진을 벗어나 공격에 가담했으며, 결국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에 기여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구자철이 계속해서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자신의 판단으로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결국 김신욱과 함께 멋진 역전골을 장식했다.

항간에서는 모 선수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보도도 쏟아냈다. 아직까지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보도 자체로도 슈틸리케 감독과 반기를 든 선수를 의심한 팬들이 많았다.

선수 명단 발탁 문제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나라의 지휘봉을 잡았던 초반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을 포함해서 많은 인재들을 발굴했다. K리그 경기는 물론이며 내셔널리그 경기와 U리그 경기까지 참관한 것은 많은 축구팬들의 칭찬을 자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샌가 선수 명단 발탁에 있어서 유연성을 잃었다. 소속팀에서 기회를 전혀 받지 못하거나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창수와 장현수, 곽태휘, 박주호, 이청용, 지동원, 이정협을 지속적으로 발탁하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신뢰를 잃어갔다.

결국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사단이 났다. 서울에서도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곽태휘를 '리더십'이라는 면목으로 발탁한 슈틸리케 감독은 심지어 부상에서 복귀한 지도 얼마 채 되지 않았던 곽태휘를 선발 카드로 꺼내들었고 곽태휘는 실점에 크나큰 빌미를 제공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곽태휘 발탁은 곽태휘를 욕보이는 행동이었다.

대한축구협회

애초부터 모든 사단의 원인은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이 절실했던 시기에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결국 카타르에게 패배하며 더한 쓴 맛을 보고서야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사의를 표했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이 유력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늦었다면 충분히 늦었다고 볼 수 있는 시기다. 러시아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여태까지 많은 논란을 야기하며 비판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깨우친 것은 없어 보였다. 그 결과로 2002년의 영웅 중 하나인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씁쓸한 뒷맛을 느껴야 했으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역시 현재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축구계는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다. 지원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풀뿌리 축구를 위한 풀뿌리는 자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월드컵 단골'이던 우리나라는 월드컵 탈락이라는 단두대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K리그 팀들은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 이상에 진출하지 못하며 엄청난 이변을 자아냈다. 모든 것이 예견된 일이었다.

쌓여온 문제들을 빠른 시일 내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일명 '윗 선'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의 모든 축구선수들이 비리 없는 운동계에서 자유롭게, 웃으며 경기장을 뛰어다니는 일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