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안 풋볼

헝가리의 레전드, 페렌츠 푸스카스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던 헝가리의 샛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미클로스 페헤르였다. 축구계에서 변방 국가로 전락하고 있던 헝가리에게는 천군만마 같은 존재였다.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임무인 탁월한 골 결정력은 물론이며 뛰어난 체력으로 상대팀의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는 페헤르의 모습은 헝가리의 국민들에게 푸스카스 이후로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19세의 나이로 포르투갈의 명문팀인 포르투에서 모습을 드러낸 페헤르는 유니폼에 헝가리의 국기를 달고 어린 나이에 25경기에 출전, 7골을 기록했다. 아무리 헝가리가 축구 변방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고 해도 어린 선수에게는 무엇보다도 값진 경험이라고 할 수 있었다. 헝가리의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이 기대감을 가졌다.

페헤르는 헝가리 대표팀은 물론이며 벤피카에서도 촉망받은 뛰어난 공격수였다. 2003-04 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늘려간 페헤르는 7경기 630분 중 386분이라는 제한적인 시간을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3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UEFA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축구계에 새로운 유망주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이 헝가리의 샛별은 뜨기도 전에 져버리고 말았다. 지난 2004년 1월 26일 SL 벤피카 소속으로 비토리아 기마랑스 SC와의 경기에 출전한 페헤르는 상대팀 선수와의 충돌 이후 옐로우카드를 내미는 주심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돌아섰다. 그 순간 페헤르는 주저앉더니 급기야 쓰러지고 말았다. 심장에 급격한 마비가 찾아온 것이었다. 페헤르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고 마지막 웃음이었다. 당시 포르투갈 방송들은 페헤르의 마지막 웃음을 두고 두고 회자했다.

▲ ⓒ헝가리안 풋볼

그렇게 영영 깨어나지 못한 페헤르의 장례식은 기마랑스와의 경기 이틀 후인 27일에 국민장으로 치러졌다. 포르투갈의 국민들도 자국 리그를 빛내고 있었던 선수의 사망을 추모했다. 페헤르의 눈물이었을까. 비까지 내렸다. 헝가리축구협회의 산드로 베르지 회장도 추모를 표했다. 벤피카는 당시 페헤르의 등번호였던 29번을 결번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선수는 페헤르뿐만이 아니다. 페헤르의 죽음 불과 몇 개월 전, 카메룬 국가대표의 마크 비비앙 푀가 프랑스와의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 도중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코칭스태프들의 대처도 미숙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축구계에는 많은 사망 사고들이 발생해왔다. 축구계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많은 교육을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아직 페헤르는 축구계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최근, 현재 헝가리 대표팀의 대들보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졸탄 게라와 발라스 주자크가 페헤르를 다시금 추모하면서 결코 13년의 시간 동안 잊지 않았음을 알려왔다. 아직 축구팬들은 그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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