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아희

 따사로운 봄이 벌써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벚꽃들은 제 할 일을 다했단 듯이 꽃잎을 떨어트렸고, 떨어진 꽃잎을 보며 우리는 봄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기분 좋게 부는 바람과 적당한 싱그러움은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한꺼번에 잊어버리게 해줍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말처럼 추운 겨울을 견디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니 세상 모든 자연이 분홍빛으로 가득 차 보입니다. 숨을 쉴 때 콧속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봄바람은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띠게 해줍니다.

 저는 봄이 오면 따뜻한 햇살 아래 앉아 이어폰을 끼고 시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들은 마치 내가 시 속의 화자가 된 것 마냥 더욱 시를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게 해줍니다. 시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것을 바라보며, 어떤 느낌으로 시를 써왔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시 한 소절을 읽을 때마다 그대들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들에 한 걸음 다가가는 느낌이 듭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인을 딱 고를 순 없지만 요즘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주로 읽는 편입니다.

 

 

▲ ⓒ서울신문 나태주 시인

 시인 나태주는 1945년 3월 17일 충남 서천 출생이며 공주사범대를 졸업하였고 충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그는 명시(名詩)가 ‘시인의 영혼이 스며들어 있는 시’이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와 합치하여 이들에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 참된 시인의 작업이라 말했습니다. 그의 시 속에는 자연의 아름다움, 신비로움, 미묘함, 사랑의 연연함 등 여러 감정들을 이야기 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 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어제 보고 오늘 보아도
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

 

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금방 듣고 또 들어도
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
 

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던가…..
이 목소리 들었던가…..
서툰 것만이 사랑이다
낯선 것만이 사랑이다
 

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
다시 한번 태어나고
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
다시 한 번 죽는다.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말이 많은 때일수록
말을 삼가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기를,

 

꿈꾸고 꿈꾸노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 큰 미루나무 옆에 서 보고
혼자 고개 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나무에게 말을 걸다>

우리가 과연
만나기나 했던 것일까?

 

서로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가진 것을 모두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바람도 없는데
보일 듯 말 듯
나무가 몸을 비튼다.

 

 

<풀꽃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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