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모든게 변화해야할 때

​이제 내일이면 다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다시 뗀다. 지난 주 중에 펼쳐진 중국원정에서 0-1로 패배하며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단지 중국전만이 아니지만 지금 사회적 분위기로 봤을 때는 최소한 무승부의 결과를 가져왔어야 한다. 무승부를 가져갔어도 비난을 받을 국가대표팀인데 중국에게 졌다. 그것도 완벽하게 졌다.

중국전은 '정말 월드컵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팀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경기력이었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은 떨어졌고 이제 내일 치러질 시리아전은 정말 슈틸리케의 단두대 매치가 될지도 모른다.

목표는 승점 22점, 현실은 승점 10점

(출처 =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때는 2016년 8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슈틸리케 감독은 출사표에서 자신의 목표를 말했다. 목표 승점 22점을 채워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팬들은 이미 슈틸리케에 강한 믿음을 보여줬고 국가대표팀 경기력 역시 그 믿음에 대답했다. 그리고 약 6개월 후인 지금 상황은 최악이다. 승점 22점이 아니라 승점 20점을 넘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현재 3승 1무 2패로 2위에 올라있는 국가대표팀은 현재 승점 10점으로 목표 승점인 22점과 12점 차이가 난다. 이제 남은 경기는 4경기이며 4전 전승을 거둬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밝지 않다. 3승의 제물인 중국, 카타르, 우즈베키스탄은 홈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거의 억지로 이겼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것도 오류가 되고 있다. 이미 이란 원정경기는 힘들 것이라고 모든 사람이 예상한 만큼 이란전은 제외한다고 생각해도 시리아, 중국 원정경기에서 최소한의 결과는 가지고 왔어야 한다. 하지만 시리아에게 가져와야 할 3점 대신 1점만을 가져왔고 중국 경기에서는 승점을 아예 못 가져왔다. 슈틸리케가 생각하는 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물론 4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목표 승점을 달성할 수 있고 월드컵 진출 역시 생각할 필요 없이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장담할 수 없다. 남은 4경기 중에 홈에서 2경기와 원정에서 2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최악 중의 최악은 최종예선 마지막 A매치 기간에 이란과 우즈벡을 연달아 만난다. 이란을 홈으로 불러들이지만, 한국이 홈이라고 강점을 가진다는 것은 아니다. 이란과의 전적은 28전 9승 7무 12패. 그리고 2011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을 상대로 연장 승부 끝에 이긴 경기 후에는 이란에게 계속 패하고 있다.

그렇기에 홈에서 펼쳐진다고 해도 이란이 충분히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제압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최종전이 중요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직행 티켓을 두고 싸울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가 최종전이 되었다. 우리가 우즈베키스탄에게 강하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무색무취' 슈틸리케, 색깔을 입혀라.

(출처 =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더 큰 문제점이 있다. 원정이라는 부담감이 있지만, 현재 국가대표팀이 보여주는 경기력이라면 그냥 마음 놓고 보는 게 편할 수도 있다. '갓' 틸리케라 불리던 시절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슈틸리케에게 '무색무취'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닌다. 그리고 당연하게 붙는 수식어가 되었다. 슈틸리케호의 경기를 보는 법은 간단하다.

처음 이정협을 선발로 내세워서 활동량을 가지는 점유율을 가져간다. 만약 전술이 풀리지 않으면 김신욱을 투입하여 전방에서 싸우는 전술을 선택하고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다면 어리고 창의적인 선수를 투입해서 도박을 건다. 이러한 래퍼토리는 최근 슈틸리케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누구나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는 아직 이정협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정협이 못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이정협의 잔상을 못 없애고 있고 이정협이 불안한 경기력일 때도 국가대표팀에 부르며 믿음을 줬다. 좋은 말로는 믿음이지만 그만큼 슈틸리케의 전술이 단조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A매치 기간은 짧은 시간에 각각 흩어진 선수들을 불러모아 단기간에 호흡을 맞춰 결과를 내야 하는 만큼 전술을 유연하게 바꿔 상대에 맞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해야한다. 자신의 전술에 선수를 맞추는 게 아닌 선수에게 맞는 전술을 입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점점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난 중국전에서 감독의 차이를 직접 보여주었다.

세계의 명장이라 불리는 리피 감독은 중국 국가대표팀에 선임 후 첫 경기가 우리나라와 경기였다. 그리고 그는 명장이라는 수식어답게 철저히 준비했고 한국을 깨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리피는 성공했고 슈틸리케는 완벽하게 졌다. 누가 봐도 개인 기량에서는 우리나라가 확실히 앞섰지만, 팀이라는 전체적인 그림에서는 중국이 앞섰다.

지난 시절 중국을 생각해보면 아무리 홈이라도 우리나라를 상대로 내려서는 축구를 했지만 리피는 달랐다. 오프사이드가 무려 6개나 나올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슈틸리케는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리피와 중국에게 첫 승을 선물해줬다. 중국전에서 보여준 슈틸리케호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도저히 이해 안 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떨어지는 신뢰, 매경기가 단두대 매치

(출처 =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중국과의 경기 이후 화를 참고 있던 국내 축구팬들이 폭발했다. 시기적으로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은 시점에 붙은 경기여서 축구팬들은 더욱더 간절히 중국전을 이겨주길 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후 슈틸리케 경질설이 다시 올라왔다. 변화 없는 국가대표와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했다.

'슈틸리케 이제는 경질해야 할 때'라는 댓글과 글들이 수없이 올라왔다. 이에 슈틸리케는 "성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시리아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답했다.

그나마 다행이자 아쉬운 소식이라면 아직까지 대한민국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에 신뢰를 주고 있다. 슈틸리케가 역대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 중 최고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회 역시 슈틸리케호가 위기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최고 승률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필요할 때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는 다시 '아시아 강호'라는 수식어를 당당하게 걸 수 있었다. 하지만 하필 가장 중요한 월드컵 최종예선이 들어가며 어긋나기 시작했다. 홈에서는 억지로 이기지만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하고 있고 원정에서는 아직 승리가 없다. 그리고 원정에서 득점한 장면을 본 적이 없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예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내일 시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번째 경기를 치룬다. 이제 축구팬들은 슈틸리케에 대해 원하는 게 점점 늘어난다. 우리가 알던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가져오는 정신력이다. 그리고 슈틸리케가 목표로 삼은 승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겨서도 안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와 경기전 인터뷰에서 "매 경기가 결승이다. 시리아 꼭 잡는다"고 선언했다. 과연 슈틸리케는 승리와 경기력을 보여주며 오랜만에 축구팬들을 웃게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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