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그 속을 파헤쳐보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세월호

위의 사건들의 공통점은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고이다. 대한민국은 건국된 이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사건들도 있지만 (가령 자연재해나, 북한의 공격 등) 대게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건 사고들이 대부분이다. 위의 언급한 사건들 역시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건들이다. '우리는 안전하지' '에이 무슨 일 일어나겠어?'라는 생각들이 안전에 대한 필요성을 저하시켰고 결국에는 큰 인명피해를 불러일으켰다.

지금부터 소개할 영화는 그러한 안전불감증을 잘 보여준 영화로 어쩌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약간의 스포 있음)

 

▲ ⓒ 네이버 영화

 

<터널>

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가던 정수(하정우 역)은 한 터널에 들어가게 된다. 고요하기만 한 터널 안, 그 순간 갑자기 큰 굉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빠른 속도로 터널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미처 피할새도 없이 정수는 터널 안에 갇히고 만다. 약간의 식수와 먹을 것만을 가진 채 간신히 119와 연락한 정수는 소방대장으로부터 금방 나올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소방대장의 말과는 달리 정수는 터널 밑에서 한 달 이상을 갇히게 되고, 생명이 다하기 직전 간신히 구조에 성공하게 된다.

 

▲ ⓒ 구글

 

많은 영화를 본 것은 아니지만 터널은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 중 한편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너무나도 사실적인 터널 붕괴의 묘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운 현실과의 유사함, 당연히 영화인 것을 알았지만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정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묘사한 듯 생생하게 느껴졌다. 터널 붕괴라는 사건부터 하정우의 반응, 그리고 정부의 대처까지, 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은 놀라 우리만큼 현실과 닮아있었다. 현실과 너무나도 유사한 영화 속 모습에 저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고 한숨을 쉬었다. 터널 안에 사람이 갇혀 있는 그 시점에 누군가는 제 2터널을 만들겠다며 떼를 썼고, 이를 지켜본 행정자치부 장관은 동의를 한다. 또한 구조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구조를 포기했으며 곧바로 제2터널의 시공을 들어간다. 안에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말이다. 더군다나 치료가 시급한 와중에도 고위층이 방문한다고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 또한 피해자와 그 가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특종만을 노리는 기자의 모습과 매정하게 식어버린 사람들의 관심까지, 영화 전반의 걸친 장면은 우리 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듯 했다.

 

▲ ⓒ 구글

 

터널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사건이 세월호이다. 세월호를 모티브로 영화를 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터널은 세월호 사건과 유사했다. 안전불감증이 낳은 두 개의 사건, 무능력한 정부의 대처, 사건의 원인을 돌리기에만 급급한 관계자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차갑게 식어버린 사람들의 반응. 세월호와 영화 터널은 닮은 듯 다르게 대한민국의 현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 ⓒ 연합뉴스

 

물론 영화와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절망의 상황 속에서 일말의 희망을 바라며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타인의 생명보단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은 요즘의 현실에서 영화와 같은 해피엔딩이 자주 일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영화를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세월호를 포함한 수많은 현실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 과정이 어떻건 간에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그 씁쓸함은 배가 된다.

 

▲ ⓒ 구글

 

터널을 보면 뉴스에 이런 말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안전이 또 무너졌습니다.” 오히려 영화보다도 현실에서 더 자주 듣는 말이다. ‘설마 일어나겠어?’ 와 같은 무지한 생각은 그만두고 비단 누구누구 가 아닌 나를 포함한 모두의 노력이 대한민국의 안전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터널이란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잘 이해하며 보길 바란다. 2시간 짜리 이 영화 안에서 대한민국의 현 실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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