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자전거도로 실태

 대구대학교는 '하이힐을 신고 걸어 다니면 발병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넓은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넓은 캠퍼스를 간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라고 공영자전거를 설치해두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QR코드를 통해 자전거를 대여하고, 반납하는 형식인데, 수십 대의 자전거를 비치해둠으로써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마련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 대구대학교 DU바이크(출처 : 전자신문 etnews)

 하지만 자전거만 마련되어 있다고 해서 학생들이 편하게 탈 수 있을까? 교내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3번이나 사고가 난 학생으로서, 왜 나는 자전거도로가 있음에도 도로로 달릴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곳곳에 있는 자전거도로를 찍어보았다.

▲ 자전거도로 ⓒMC+

 대구대학교의 자전거도로는 인도에 파란색 선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대구대학교 자전거 이용자들은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없다.

▲ 인도 위의 자전거도로 ⓒMC+

 안 그래도 좁은 인도 위에, 널찍하게 그려진 자전거 도로. 자전거 이용자들이 저 자전거 도로로 탄다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도로로 나앉게 될 것이다. 또한, 인도 위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도보하는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말한다. “아니 왜 인도로 자전거를 몰고 난리야!” 정해진 자전거도로 위를 달리면 걸어 다니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게다가 사람들은 자전거도로가 인도에 있는지 크게 인식하지 못한다. 자전거 도로가 공원에서 보던 것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자전거도로선은 거의 지워져 있는 상태이며, 이 좁은 곳으로 자전거가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다.

▲ 거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자전거도로 ⓒMC+

그래서인지 자전거도로를 가로막고 있는 차들 또한 쉽게 볼 수 있고, 자전거가 올라갈 수 없을 만큼 높은 턱 위에 자전거도로선이 그어져 있다.

▲ 자전거도로를 가로막은 자동차 ⓒMC+

 그래서 도로로 달린다. 도로로 달리는 자전거는 맘 편히 다닐 수 있을까? 도로의 귀퉁이로 다니는 자전거는 언제나 크게 사고가 날 위험을 달고 다닌다. 바로 옆에서 차가 같이 달리는데 다리가 떨리지 않을 수 없다. 또, 운전자들이 항상 신호를 지키는가? 그리고 깜빡이로 어디를 갈지 항상 신호를 주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도로 위의 자전거는 자동차의 방향 지시등 신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자동차 방향 지시등을 보며,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정하여 차를 피해 다닌다. 하지만 자동차 방향지시등으로 방향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급회전하거나, 직·후진을 하는 것은 주변에 있던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사고가 나면, 정작 자동차 운전자는 자신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면, 자전거도로에는 자전거가 아닌 사람이 걸어 다니고 있고, 자전거는 오늘도 위험하게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자전거가 좁은 인도 위에 그려진 것은 있으나 마나 무용지물이다. 자전거도로라고 간단히 표시만 해놓고, 자전거도로를 정비하지 않아 길이 보이지 않고, 자전거를 타기에는 너무 울퉁불퉁하게 보도블록이 튀어나온 길. 차라리 도로로 달리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게 한다. 자전거도로의 재정비도 필요하며, 운전자들이 교내라는 것을 인지하고 정해진 속도로, 규칙을 준수하며 운행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