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버트 그레이프

‘길버트 그레이프’는 1993년 라세 할스트롬 감독이 연출하고 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가 출연한 영화이다.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대스타가 되기 전,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작품 속 어니 역할을 훌륭하게 연기하여 전미 비평가 협회상, 시카고영화 비평가협회상의 남우조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원작은 피터 헤지스의 장편소설 ‘What's Eating Gilbert Grape'이다.

 올해 2015년 11월 5일에 재개봉해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 길버트 그레이프

 작은 시골 마을에 살며 집안의 가장으로써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가족들로부터의 탈출에 대한 욕망이 있던 길버트 그레이프가 그 의무감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가는 성장영화이며, 길버트의 삶을 통하여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곰씹어볼 수 있게 되는 영화이다.

 길버트에게는 실직자 누나, 철없는 여동생, 집을 나간 형, 뭍에 올라온 고래 같은 엄마, 그리고 지적장애인 어니가 있다. 의사들은 어니가 10살까지밖에 못 살 것이라고 했지만, 엄마의 소원대로 어니는 18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되고, 그 생일파티가 끝난 뒤, 엄마는 7년 동안 오르지 않았던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 편안히 죽음을 맞이한다.

 가족 하면 누구나 떠올릴 게 틀림없는 모델은 핵가족일 것이다.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서의 가족. 길버트의 가족 역시 그러하다. 이미 죽었지만, 아버지가 있었고, 어머니가 있으며, 그들의 여러 자식이 있다. 그러나 가족이란 말에서 이런 모델을 떠올리는 것은 분명 근대의 산물이다. 그 이전이라면 그것보다 포괄적인 다양한 가족 형태들이 있었다.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사이의 결연 관계와 부모와 자식 간의 친자관계로 이루어지는데 부부 사이의 결연관계는 수평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친자 관계는 수직적으로 구조화할 수 있다. 이 구조를 통해 부부와 자식은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근대의 가족은 언제나 이 삼각형의 형태로, 그것의 변형과 겹침으로 존재한다. 길버트 역시 어머니와 동생을 포함하는 삼각형 안에 갇혀있다. 그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다면 그가 새로이 만들어 낼 삼각형의 한 꼭짓점이다.

 엄마를 구경거리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 길버트는 집에 불을 놓는다. 그 불은 길버트의 숨을 죄여오던 모든 것들을 태우고 사라진다.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그는 좁은 하루하루만을 생각하며 살아야 했지만,이제 길버트는 진짜 가족과 함께 세상과 직접 닿을 수 있고, 넓게 멀리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이제 그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삼각형의 꼭짓점을 새로 만들어 낼 것이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