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플레이밍 사회
책 플레이밍 사회

 

 미디어의 공간은 시민에게 공론장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하버마스는 '공론장' 개념에서 미디어가 서로 다른 사회 성원들이 합리적인 합의에 이르는 '숙의 민주주의'를 가능케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공론장은 경합적 공론장이 되고 있고, 그 공론장을 만드는 미디어의 인프라에 이상 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점점 발전하는 인터넷 신기술은 시장 논리를 넘어 현재는 정치적 소통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 기술 논리가 우리 사회관계 속에 들어오면서 우리의 일상은 데이터가 되었다.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의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 속 미디어의 가상 공간은 점점 소수 권력 있는 사람들을 통해 포퓰리즘화 되고 있다. 그들은 더욱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조회수와 '좋아요'를 만드는 알고리즘에 집착하게 된다. 

 

Careet. 이시은 기자
Careet. 이시은 기자

 

  이 논문을 읽으면서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셀러브리티'가 떠올랐다. 어렸을 적 부유하게 살다가 아버지가 사업을 망하면서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와 함께 삶을 힘겹게 살아가던 서아리가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버는 '셀러브리티'가 된다. 이 시리즈는 인스타그램 세상 속 댓글을 남기는 가상의 사람들과 인플루언서들 그리고 대기업 사이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사람들은 셀러브리티를 팔로우하면서 그들이 신는 신발, 옷 등의 패션 아이템을 따라 살 뿐 아니라 그들을 칭송하고 있다. 대기업은 그들의 인기를 이용해 자사의 홍보를 셀러브리티들에게 맡기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미지는 글 하나로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가상의 공간을 빌려 '정의'를 내세우며 플레이밍을 한다. 

 플레이밍이란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하여 상대에게 상처 주는 것을 말한다. 플레이밍의 움직임을 보면 주로 두 가지의 의견이 대립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것은 논문에서 말하는 오늘날의 미디어의 경합적 공론장 문제점을 아주 잘 보여주는 듯 하다. 넷플릭스 시리즈에서는 셀러브리티가 당하지만,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누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긁어 와 이것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 평가해 보라는 글도 많이 보았다. 당연히 댓글에는 서로서로 대립하는 의견들이 있었고 가끔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이 많이 달려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읽고 있으면 좋은 팁도 많이 얻을 수 있지만, 가끔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건 지울 수가 없다. 

  저번에 아는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그 사람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요즘은 평균이 없는 것 같아. 이상한 말을 해도 그것이 어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또 사회적으로 관용을 내세우니까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 어지러워," 인터넷이 딱 그러한 것 같다.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세계 속에 갇히는 것 같다. 진실이든 아니든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편견 속에 갇히며, 셀러브리티가 확산하는 문화에 더욱 빠져든다. 플랫폼 기업들이 만들어가는 빅데이터 기술이 우리에게 꼭 좋은 영향만 준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논문에 공감하면서 공생의 플랫폼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람들의 올바른 디지털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데이터가 권력이 되는 세상, 개인에 대한 분석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고 그것이 마케팅에 이용되는 기술 환경 속 우리는 어떻게 알고리즘 체제의 편견을 제거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배양할 수 있을지 수업 시간에 토론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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