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판사 석궁 테러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창조된 이야기로 사법부의 모순과 부조리를 보여준 영화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주인공 김경호 교수가 대학 입시 시험에 출제된 수학 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된다. 그는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당하자, 담당 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한다. 사법부는 판사의 피 묻은 셔츠가 있고, 복부 자상이 생기고, 부러진 화살을 수거했다는 증언으로 김경호의 행위를 테러로 규정한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화살을 쏜 일은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박준 변호사의 등장으로 힘들 것 같던 재판이 다시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영화 속에서는 석궁을 맞았다고 주장하는 박봉주 판사와 그를 위협한 것은 사실이나 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는 김경호 교수의 법적 분쟁이 나온다. 피해자인 담당 판사는 계속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법원에 증거물만 제출한다. 실제로 석궁은 배를 관통할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는데 증거들이 하나같이 다 모순적이고,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다. 심지어 영화 후반부에는 검사마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한다. 분명 관련 증언이 있고, 실수로 발사된 화살은 벽에 맞고 부러졌을 것인데 부러진 화살이 없는 것이다.​​​​​​ 또한, 김경호 교수와 판사의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도 일어난다. 재판을 맡은 판사가 피해자인 박봉주 판사와 아는 사이인데 이는 피고인에게 철저히 불리한 상황이었고, 피고인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피고인이 요구한 혈흔 분석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굉장히 편파적인 재판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김경호 교수가 스스로 법전을 들고 다니며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장면이 통쾌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김경호 교수의 행동이 옳았다는 건 아니다. 단지 겁만 주려고 했다지만 석궁을 가지고 판사의 집을 찾아가서 위협하고, 몸싸움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살인 미수죄에 성립할 수 있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된 법과 나의 관계는 일상 속 언제든지 나도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억울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학연, 지연 등으로 공정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고 증인들의 진술 또한 확실치 않다면, 내 편은 아무도 없겠구나, 법은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해 주는 동시에 인권 침해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억울한 판정을 받음으로써 억울함이 생긴다면, 항소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와 법에 있어서 권력의 남용이 있다면 이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가 궁금했다.

 앞으로 더 알고 싶은 것은 법의 기준이고, 법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는 얼마나 허용이 되는가이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진짜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라는 영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