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I can get along with anyone.
and I'm here to learn about your world.

"나는 누구와도 잘 어울려요.
그리고 나는 여기 당신의 세계에 대해 배우러 왔어요."

MZ 세대와 꼰대, 그 사이의 사회 풍자 개그가 많아지는 최근, 영화 ‘인턴’은 경험이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변해가는 시대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70세 인턴 벤(로버트 드 니로)과 30세의 여성 CEO, 줄스(앤 해서웨이)의 이야기이다. 줄스는 창업 1년 반 만에 220명의 직원들과 함께 인터넷 의류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시간 절약을 위해 사무실 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며, 비서가 분 단위로 스케줄을 쪼개는 것이 일상일 정도로 일에 열정적이다. 남편이 육아를 맡아준 덕에 절대적으로 투자하는 시간은 적지만 가정에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줄스의 회사에서는 기업의 사회 공헌 사업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정년퇴임 후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벤이 그 자리에 합격을 하게 된다. 노트북의 전원을 켜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 벤이었지만 줄스의 개인 비서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뭐든 효율적으로 하길 원하는 CEO 줄스는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으로 벤은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 금방 신뢰를 얻어 유명 인사가 되고, 머지않아 줄스도 불안정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어른으로 여기며 이후 그에게 많은 고민을 털어놓는 사이가 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뮤지션은 은퇴를 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요.

더 이상 음악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계속한대요. 제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있어요.

 벤은 퇴임 후 출근을 하지 않지만 매일 7시 15분에 스타벅스에 가 사회의 구성원이 되려 노력하고, 여행, 공부, 취미 생활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면 안 해본 것이 없다. 위 구절은 벤이 줄스의 회사에 제출한 자기소개 영상의 마지막 멘트이자, 가장 좋아하는 벤의 대사이다. 종종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향'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기억하곤 했는데 '음악'으로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정신과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모습까지 벤의 가치관이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음악을 갖고 있을까? 대학 강의를 듣고, 취업 준비를 하며 나의 장르가 없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지, 영화 속 벤처럼 생산적이면서도 즐기는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영화를 보다 보면, 사회와 사람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줄스의 사건들이 남 일같지 않게 느껴진다. 그리고 덤덤하게 위로해 주며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벤의 모습은 위로받고 싶을 때면 이 영화가 떠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줄스뿐 아니라 다른 인물들도 어딘가 성장해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누군가는 벤 같은 인생 선배를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누군가는 벤 같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다고 한다. 여러 로맨스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인생 영화’로 꼽히지만, 아직 자신의 ‘음악’을 찾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며 매번 다른 관점으로도 보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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