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법이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얼마나 보살피고 있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 책은 나를 보살피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나의 가족을 보살피게 하는 책이고, 내 주변인에 대해 관찰하게 만드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출처: 리디 RIDI
출처: 리디 RIDI

 

이 책은 4가지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초대>는 현실에서 거슬리는 존재, ‘나’를 가스라이팅 시키는 존재를 상상 속에서 없애버리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내용이다. <습지의 사랑>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사용되는 숲과 물의 사랑과 무분별한 인간의 환경파괴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가부장제적인 아버지가 좀비가 되어 남은 모녀의 이야기이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비극을 맞이한 다른 시기의 모자가 겪는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로 타임리프가 주제이다.

 

4가지 챕터에는 모두 살인과 죽음에 관련되어 있어 꽤나 자극적이고, 심오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자연, 좀비, 운명 등 다양한 요소들로 흥미롭게 이끌어냈다. 또한 사회적인 부분에서 차별되고, 고정관념적인 생각들, 부당한 것들에 대하여 문제를 지적하고, 그런 점들을 극단적으로 표현해 내었다. 

 

<초대>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회의 가시’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독특한 점이다. <습지의 사랑>에서는 상상을 곁들여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문제를 비판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좀비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가족애와 관련시키고, 여기서도 사회적인 부분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제일 인상 깊었다. 제일 충격적이었고, 지금 내가 사는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챕터이다. 시간을 돌림을 선택함으로써 현재에는 선택의 기회를 잃어버린 결과, 하지만 선택했음에도 바꾸지 못한 현재가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 같다. 시간을 돌리는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현재를 바꿀 수는 없을지언정 내 정신이 덜 피폐해졌지 않을까,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챕터의 주인공은 시간을 계속 돌려서 반복되는 비극에 정신이 피폐해져 나중엔 될 되로 돼라 하는 마음을 잠시 가지게 된다. 처음에 일어난 비극을 시간을 돌렸음에도 계속해서 일어났고, 바꿀 수 없었다. 일어난 일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어떻게든 일어날 일이었고 이게 바로 운명인가 싶다. 사람은 내게 주어진 운명을 바꿀 수 없고, 그 운명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의 선택권만 있는 것이다. 일어난 일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받아들이고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2023년 안전가옥에서 출판한 조예은 작가의 베스트셀러 단편집이다. 단편집인 만큼 조예은 작가의 다양한 소설들이 담겨있어 작가의 색깔을 알 수 있다.

살면서 한 번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챕터와 관련하여 자신의 행동과 모습을 돌아보고, 나와 내 주변인들, 가족을 보살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출처: 왓챠피디아 WATCHA PEDIA
출처: 왓챠피디아 WATCHA PEDIA

'칵테일, 러브, 좀비'의 리커버 되기 전의 표지이다. 표지가 내용과 관련 있는지, 왜 이런 표지를 정했는지  해석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