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더듬어야 나라는 걸 알죠
1939년 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의 국왕 조지 6세, 버티는 치명적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 콤플렉스는 바로 말더듬이였다. 마이크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는 버티의 와이프가 새로운 언어 치료사를 소개해 준다.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는 지금까지의 치료사들과는 달리 버티를 수많은 환자 중 한 명으로 생각하고 치료하였다.
로그의 치료법 덕분에 말더듬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냥 순조롭지 만은 않았다. 버티의 개인사와 얽혀져있는 증상 때문에 버티와 로그는 친구처럼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게 된다.
이후 버티와 로그는 결국 말더듬이 증상을 함께 극복해 내고, 버티는 연설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영화 ‘킹스 스피치’는 영국 왕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왕과 치료사, 환자와 치료사를 넘어 친구가 되어버린 버티와 로그인데, 영화를 볼 때 둘의 관계성을 파악하면서 보면 더욱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친구처럼 다투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둘은 왕과 치료사라는 것이다. 현실에서 있기 힘든 요소를 내용으로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어낸 것이 아닌 실화였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 또는 구도를 보면서 내가 주인공이라고 대입을 시켜서 보면 몰입에 도움을 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구도 때문에 버티의 입장을 실감하게 된 부분이 많다.
또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왕의 자리를 맡게 된 버티가 어떻게 보면 불쌍한 존재이다. 말을 더듬는 것도 모자라 전쟁 중인 이 시기에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을 생각이 들었음을 알 수 있다. 로그와 버티는 정반대의 인간이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로그에게서 버티에게 변화가 생기고, 로그로부터 왕 자리의 무게를 이겨낸 버티의 모습이 꽤나 감동적이다.
말더듬이 왕이어도 연설을 무사히 해냈을 때 드는 시민으로서의 안도감과 든든함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왕에 대한 뿌듯함, 또는 버티와 로그의 성공한 인간관계에서의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아픈 부분이나 숨기고 싶은 부분을 극복해나가고 그렇게 얻은 이 사람의 진심을 공유할 수 있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성공한 인간관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 로그와 버티가 말다툼을 하게 되는데 그 장면에서 버티가 “말을 할 줄 아는 왕이니까”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그 장면에서 버티가 했던 그 어떤 대사 중에서도 진심이고, 꽉 막힌 부분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느낌을 들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면 왕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하지만 왕은 왕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것을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고, 왕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는 책임을 지고, 부담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성장해가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