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더비(Derby)는 스포츠 가운데 특히 축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다.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뜻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더비에는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슈퍼매치’, 같은 현대 계열사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현대가 더비’. 그리고 동해안을 공유하는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동해안 더비’등 수많은 더비 경기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동해안 더비는 K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 매치이며, FIFA에서 주목할 더비 매치로 선정하기도 하였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더비로 꼽힌다. 2023년 11월 12일 기준 포항 스틸러스가 66승 56무 61패로 근소하게 울산에 앞서있다.

 동해안 더비는 울산의 팬, 포항의 팬 가릴 것 없이 감히 가장 뜨거운 매치라고 할 수 있다. 울산 현대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의 문턱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 항상 포항이 울산의 발목을 잡았다. 그에 따라 두 팀 간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으며, 오늘날의 뜨거운 동해안 더비를 만들어 낸 것이다. K리그는 총 12개의 팀이 참가해 한 시즌을 치른다. 본인 팀을 제외한 나머지 11개의 구단과 각 3경기를 치르고, 그렇게 33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리그 1위부터 6위까지는 상위 스플릿, 7위부터 12위까지 하위 스플릿으로 나뉘어 나머지 5개의 팀과 한 경기씩을 치르고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2023년 K리그는 울산과 포항이 모두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하며 총 4번의 동해안 더비가 열렸다. 결과는 울산의 2승 2무.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에게 패배하지 않으며 울산은 비교적 쉽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23년 첫 번째 동해안 더비는 울산의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먼저 두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울산은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고 후반전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2:2 값진 무승부를 이뤄냈다. 두 번째 동해안 더비는 포항의 스틸야드에서 열렸다. 전반전 울산의 주민규 선수가 선제골을 득점했고, 울산은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1:0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세 번째 동해안 더비도 포항에서 열렸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무리하지 않고 수비적인 전술을 꺼내들었다. 그 결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포항의 추격을 밀어냈다. 2023년의 마지막 동해안 더비는 울산이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열렸다. 이미 우승을 확정했기에 경기 결과는 순위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울산은 라이벌 더비의 승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전반 30분 포항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마땅한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전반전이 그대로 마무리되었다. 후반전, 울산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2022년 MVP, 울산의 이청용 선수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 선수가 어려운 자세에서 슛을 시도했고,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온 공이 설영우 선수의 발 앞에 떨어지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동점골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 역전골이 터졌다. 시발점은 또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김태환이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그 공은 아타루의 발 앞에 배달되며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울산은 멈추지 않았다. 또다시 이청용의 전개로 공격이 시작되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엄원상이 측면에서 크로스 한 공을 주민규가 헤딩으로 밀어 넣으며 3:1 역전을 만들어냈다. 후반 80분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3:2로 추격당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울산이 3:2로 승리하며 동해안 더비의 승리를 가져갔다.

(사진 =  조영진 본인 촬영)
(사진 =  조영진 본인 촬영)

 이 경기가 주는 감정은 단순한 승리의 기쁨이 아니었다. 울산이 역전하는 과정은 시즌 초 파죽지세의 경기력을 연상시키듯 시원시원한 공격 전개였으며, 정말 오랜만에 포항을 상대로 경기력에서 밀리지 않으며 압살해버리는 경기였다. 우승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었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팬들을 위해 울산과 포항 모두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울산은 2023년 동해안 더비의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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