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사랑 이야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2004년 12월에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감독의 작품 중 하나이다. 솔직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굉장히 유명하기도 하고 익히 들어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대충 주인공의 얼굴과 내용은 조금씩 알고는 있을 것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지브리 영화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뿐만 아니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 등 명작들이 굉장히 많지만 나의 어릴 적 향수를 가장 많이 불러일으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시놉시스는 이렇다. 아버지가 물려준 모자 가게를 지키는 순수한 소녀 소피. 전쟁도 하울의 심장을 노리는 마법사의 소문도 먼 세상의 이야기일 뿐. 하지만 마녀의 저주로 할머니가 되면서 소피의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마녀의 저주로 인해 할머니가 된 소녀 '소피' 절망 속에서 길을 걷다가 거대한 마법의 성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과 마법사 하울의 계약을 깨주면 저주를 풀어주겠다는 불꽃 악마 캘시퍼의 제안을 받고 청소부가 되어 ‘움직이는 성’에 머물게 된다.
영화를 보며 가장 눈에 잘 띄었던 것은 소피가 할머니였을 때와 젊었을 때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젊은 소피일 때에는 영화 초반부에 나왔던 것처럼 아버지의 모자 가게를 물려받으려고 하자 동생에게 "언니의 미래는 스스로 정해야 해!" 와 같은 말을 듣기도 했으며, 젊은 소피의 모습일 때에는 좀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는 젊은 소피일 때에는 외적인 모습과 나이에 맞게 행동하려 해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좀 숨기는 면이 있던 것 같다. 그러나 할머니가 되고 나서는 삶이 능동적으로 바뀌며 밝고 당차며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구애받지 않는 자신감 있는 모습의 소피가 되었다.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하울 또한 유약하고 어딘가 비틀어진 면이 있었고 문제를 회피하려는 성향을 많이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소피를 사랑한다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더 이상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맞닥뜨리게 된다. 하울의 대사 중 "난 계속 도망쳐왔지만 이제 지켜야 할 것이 생겼어. 바로 너야"라는 대사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고 사랑의 힘이란 정말 위대한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이 영화는 전쟁의 잔혹함을 보여주면서도 순수한 사랑과 치유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하였다. 특히 외면이 아닌 내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며 서로의 사랑의 힘으로 강해지고 치유가 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또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경우에는 꽉 닫힌 결말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어 열린 결말보다 닫힌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