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리더란
정관정요는 당 태종이 죽고 난 뒤 50년 후 오긍이 당 태종과 국정을 함께 이끌던 신하들과 토론한 내용이나 국정운영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신하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하며 열린 정치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어 보면서 위징이라는 신하를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당 태종의 옆을 보좌하며 왕이 잘못했을 때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조언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왕을 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인 것 같아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하나 백성들을 잘 이끄는 왕이 되기 위해 가져야 할 여러 가지 덕목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겸양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겸허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을 받아들일 줄 아는 통치자가 더욱 큰 치세를 이룰 수 있으며 특히 왕은 주변에 친구나 스승을 두어 올바른 정신을 가져야 하며 이것을 이루기 위해 중요한 것이 겸허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왕과 신하가 상호 협력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치세라고 할 수 있지만 이미 높은 위치에 있고 아쉬울 것이 없는 왕이 자신보다 낮은 신분을 가진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당 태종과 다르게 다수의 왕은 자만심이나 독재적인 태도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결국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치세를 이루지 못하였다. 또 하나, 당 태종은 자신이 정상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낮춰가며 쉬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신하들의 쓴소리도 들어가며 무엇이든 배우려 하는 그의 정치 철학이 나라를 평화롭게 유지하고 다스릴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꼭 기억하고 명심해야 할 구절들도 몇 개 보였다. 위징이 당 태종에게 했던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기록해 두고 싶었다. 물과 배를 백성과 왕에 비유하여 왕이 통치를 잘한다면 백성들도 잘 따르겠지만 왕이 잘하지 못한다면 백성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정권을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늘 겸허하고 두려워해야'라는 구절도 기록해 두고 내가 어떤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나 최고가 되어 자만심이나 남을 무시하는 생각을 가지게 될 때마다 저 구절을 보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양의 내용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까 그 시대가 왜 최고의 시대로 기억에 남을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내 기억 속에 당 태종은 고구려를 침범한 나쁜 사람으로만 남겨져 있었는데 그 일과는 별개로 당 태종의 정치 철학이나 통치 방법은 손에 꼽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되었고 현재나 앞으로의 대한민국 정치에서도 당 태종의 통치 방법은 본받을 점이 많을 거 같다고 느낄 수 있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학교나 직장에서도 사람들을 이끌고 가야 할 리더십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