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도 슬픈 여행

북한. 나는 북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참 알 수 없는 기분이 드는 거 같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지만 만날 수 없는 이산가족을 생각하면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6.25 전쟁이나 핵 문제와 같은 분쟁을 일으켰던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되고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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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기 전에 신은미 작가는 <오 마이 뉴스>에서 자신이 다녀온 북한의 이야기를 연재하며 많은 구독자의 조회 수를 얻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이렇게 책으로까지 자신의 여행 기록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신은미 작가와 남편은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으로 여행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보수적인 환경에서 살아온 탓에 북한은 아주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2011년 10월, 처음 북한으로 떠나게 되고 생각과 달리 우리와 다를 것 없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신은미 작가가 호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있을 때, 맞은편 테이블에서 이산가족이 만나게 된 것을 보게 되는데 나는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었다. 6.25 전쟁이 터지고 배 속의 아이와 두 딸을 둔 엄마는 남에 있는 남편을 찾아 떠나게 되지만 아이들의 외할머니는 한 명의 아이만 데리고 가라고 했고 그렇게 헤어진 이후로 60년 동안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외할머니도 이렇게 오랜 세월을 만나지 못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가실 때 혼자 남겨진 손녀를 생각하며 얼마나 슬퍼하셨을지를 생각하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남한에 있는 어머니와 큰딸, 동생은 북한에 홀로 남겨진 작은 딸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그렇게 넷은 몇십 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릴 때의 기억만 남아있었을 텐데 모두 늙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모습으로 다시 만났을 때의 기분은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아무도 함부로 얘기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북한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아들을 보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얻어 북한까지 오게 된 남편도 있었는데 전쟁 때 헤어져 아기였던 아들이 성장하는 과정도 보지 못한 채 이제는 자기와 같이 늙은 아저씨가 된 모습을 보면 정말 말로 표현할 수없이 슬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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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엄마나 아빠와 떨어져 만나지도 못하고 살게 된다면 하루라도 버틸 수 없을 거 같다. 그렇게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모습을 항상 역사책 한 줄로만 봤었는데 신은미 작가의 자세한 이야기로 생생하게 들으니까 정말 나도 호텔 식당에 있는 기분이 들었고 신은미 작가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느껴져 눈물이 나기도 했다.

신은미 작가는 두 번째 여행을 마친 지 1달 뒤, 세 번째로 북한을 다시 한번 더 방문해 북한 동포들과의 추억을 쌓고 돌아오게 된다. 마지막에 "아, 나의 조국이여!"라는 말 한마디에 신은미 작가가 북한에 다녀와 가지게 된 생각과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신은미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니 북한 사람들은 우리와 피부색도, 언어도, 정서도 모두 같은 한 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보다 착하고 온화했던 북한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서 나 역시 북한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아서 반성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고 북한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면 조금이나마 생각이 바뀌게 되었으면 좋겠고 북한은 우리와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보다는 북한이 우리와 이렇게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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