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디즈니 씨에 가는 것이었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씨는 바로 옆에 붙어있는데, 둘의 차이점은 랜드에는 '디즈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디즈니 성이 있고, 다른 나라에도 비슷하게 꾸며져있다는 특징이 있지만, 씨는 ‘도쿄’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항해, 바다 테마로 만들어져 일본에만 있는 테마파크이다. 그리고 디즈니랜드에 비해 디즈니 씨가 비교적 빠른 어트랙션이 많고,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있다고 하여 디즈니씨에 가기로 결정했다. 

 

ⓒ박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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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는 도쿄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지하철을 타고 마이하마역에 내려서, 디즈니로 가는 전용 모노레일을 다시 타면 랜드, 리조트를 지나 씨 앞에 내릴 수 있다. 이 모노레일을 타니 내부가 너무 귀엽게 꾸며져있어서 마치 다른 세계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로 들어서며 들뜬 마음으로 기념품 가게에 들러 각자 귀여운 머리띠를 하나씩 구매하느라 30분 만에 겨우 어트랙션이 있는 내부로 들어왔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마음에 시간과 체력을 알뜰하게 쓰며 하루를 보내야 했다. 여러 후기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디즈니 앱을 활용하면 유용하다. 앱에서는 어트랙션마다 대기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DPA(Disney's Premier Access)를 구매할 수 있다. DPA란 정해진 어트랙션별로 1500엔 ~ 2500엔 사이로 이를 구매하면 전용 줄로 입장할 수 있어 대기 시간이 거의 없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한 마디로 돈 주고 시간을 사는 셈인 것이다. 앱을 통해서 대기 시간을 확인해 보니 2시간이 넘어가는 인기 어트랙션 ‘소아린’의DPA를 구매하기로 하여 20분이 조금 덜 되는 시간으로 입장했다. 실내 놀이 기구임에도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과 스케일이라 돈을 더 주고 DPA를 산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박수미

 디즈니 씨를 돌아다니면서 계속 감탄한 점은 ‘디테일’이었다. 한국의 유명한 테마파크를 가면 대기 줄이 너무 지루해서 “이만큼 기다려서 탈 건 아니지 않아?”라는 생각이 종종 드는데, 여기는 대기공간도 해당 테마에 맞게 꾸며두어서 눈이 즐겁고 구경하기에 바빠서 실제 대기시간은 비슷했지만 체감 시간은 훨씬 짧아서 만족감이 더 크게 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토이스토리 어트랙션은 주변을 엄청 큰 장난감과 트럼프 카드들로 꾸며놓아서 마치 내가 앤디의 방에 있는 장난감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인어공주 테마로 꾸며둔 곳은 조명과 손 씻는 곳, 의자, 놀이 기구 생김새까지 조개나 진주, 물고기들이 가득했다. 영화를 볼 때도 애니메이션이지만 사소한 디테일을 찾아가며 보는 재미가 있는, 디즈니와 픽사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에 확신을 가지게 했다. 심지어 '디즈니에서 일하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디즈니 씨에 사는 만화 속 인물이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 중 하루를 소요해서 디즈니에 온다는 것이 어쩌면 고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잠시 동안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꽤나 행복하고, 해방감을 주기도 하니 한 번쯤 꼭 와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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